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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Tangent - Evolutionary Cycles (n5MD, 2021)

네덜란드 드러머 겸 사운드 디자이너 Ralph van Reijendam과 보컬리스트 겸 사운드 엔지니어 Robbert Kok의 듀오 프로젝트 Tangent의 앨범. 전자음악에 대한 공통의 관심을 반영해 2013년 결성된 탄젠트는 어쿠스틱 연주와 일렉트로닉의 대칭적 결합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적 활동을 펼치기 시작한다. 실제로 전작 Approaching Complexity (2018)에서는 피아노 사운드를 모티브로 일렉트로닉 및 비트 드럼의 대조적 조합을 완성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이와 같은 대비적 혹은 대칭적 실험을 배제한 새로운 음악적 노선을 선보이고 있다. 사운드의 주요 모티브는 신서사이저가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드럼 패드의 비트와의 균형을 통해 더욱 간결한 형식의 싱크로나이즈드를 보여주고 있다. 일렉트로닉은 배경을 이루는 사운드 스케이프, 테마를 구성하는 라인, 이펙트 등으로 세분되면서도 기존과 동일한 양식의 타악적 개입을 통해 탄젠트 특유의 텐션을 유지하고 있다. 악기의 구성이나 진행 형식에서는 예전보다 간결해지긴 했지만, 앨범의 타이틀이 암시하는 바와 같은 순환적 구조의 빌드-업을 통해 음악이 전하는 주제 의식은 확실히 명료해진 느낌을 주고 있다. 덕분에 앨범 전체가 주는 정서적인 느낌도 다분히 무게감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본래의 의도야 어찌 되었든 문명 비판적인 사색의 분위기까지 강하게 감지되기도 한다. 이들 듀오가 예전에 보여준 음악과는 다른 형식적 구성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작업보다 가장 탄젠트 다운 앨범이 아닐까 싶다.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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