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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Tangents - Timeslips & Chimeras (Temporary Residence Ltd., 2021)

호주의 실험적인 포스트-록 그룹 Tangents의 앨범. 2010년대 초 5인조로 처음 결성되었고 이후 4명의 멤버들은 인적 구성 변화 없이 지금까지 그룹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피아노/키보드/신서사이저 Adrian Lim-Klumpes, 드럼/퍼커션 Evan Dorrian, 프로그래밍/신서사이저 Ollie Bown, 첼로/효과 Peter Hollo 등의 기본 멤버에 더해 기타 Sia Ahmad과 트럼펫 Nick Calligeros가 게스트로 참여하고 있다. 독특한 악기 구성에서 느낄 수 있는 범상치 않은 분위기는 고스란히 탄젠트의 음악에 반영된다. 장르적 특성을 강하게 반영하는 Temporary Residence 레이블에서 탄젠트의 앨범을 꾸준히 발매하는 탓에 이들의 음악을 포스트-록으로 편의상 구분하기는 하지만, 이들의 연주에는 슈게이즈나 여린 기타 톤 등으로 대변되는 장르 특유의 경향적 특징들이 발견되지는 않는다. 실재 탄젠트의 음악에는 록, 일렉트로닉, 재즈, 엑스페리멘탈 등 다양한 장르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융합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특징적 요체들이 종종 자연스럽게 부각되고 있어 그 어떤 분류상 타이틀로 정의하더라도 전혀 이질적이지가 않다는 매력이 있다. 드럼이나 신서사이저, 키보드 등과 같은 악기 중심의 연주가 강한 특징으로 나타남과 동시에 시퀀싱이나 프로그래밍의 요소도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임프로바이징 혹은 즉흥적 전개에 기반을 둔 라인이 존재하는 다른 한편에서는 사전에 기획된 엄밀한 구성이나 사후에 이루어지는 치밀한 사운드의 보완이 함께 이루어지는 복합적인 형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앨범은 작년에 디지털 발매된 Timeslips (2020)에 새롭게 추가된 Chimeras라는 파트를 더해 더블 LP와 CD 등으로도 릴리스한 일종의 1+1 합본의 성격을 지닌다. 사실 이와 같은 앨범 구성에도 이들의 작업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실제로 이들 두 파트는 같은 날 녹음된 것으로 시차를 두고 서로 다른 프로그래밍과 후속 작업을 통해 완성된, 일종의 쌍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일부 곡에서는 동일한 녹음 소스를 활용한 대목도 보인다. 연주 녹음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장르적 요소들을 새롭게 배열해 창의적인 결실을 이룬 인상적인 음악을 담고 있다. 그 어디에도 귀속되지 않지만, 그 모든 곳에 존재하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음악이다.

 

2021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