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Tess Said So - Piaf’s Boyfriend (Preserved Sound, 2019)

 

호주 출신의 피아니스트 Rasa Daukus와 타악기 연주자 Will Larsen의 듀오 프로젝트 TSS의 신보. 그 어떤 장르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피아노와 퍼커션의 조합으로 현대 작곡 분야에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TSS의 존재는 특별하다. 로자와 윌 둘 모두 정통 클래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음악적 수용에서는 유연한 태도를 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성격은 TSS의 음악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때문에 TSS의 음악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정의가 가능하며, 그만큼 다면적 특성을 표출하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경향적 특징을 보이지만, 그 표현에서는 앰비언트나 일렉트로닉은 물론 팝이나 재즈와 같은 대중적 언어를 수용하여 편안한 접근을 허락한다. 피아노와 타악기라는 낯선 조합으로 이들이 보여주는 음악적 창의와 대중적 접근의 균형은 나름 타당하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이 지점이 TSS만의 고유한 독창성과 매력을 드러낸다고 보인다. 이들은 장르적 경계에 대한 태도뿐만 아니라 이를 구현하는 연주에서도 유연함을 보여준다. 로자와 윌 둘 사이의 연주를 구성하는 공간은 물론 그 방식에서도 개방적인 자세를 취한다. 상호 개입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고전적인 기악의 역할에서 벗어난 표현 역시 자유롭다. 타악기는 마치 앰비언스를 구성하는 효과처럼 작용하는가 하면, 피아노는 퍼커션처럼 강렬한 사운드 스케이프를 연출하기도 한다. 때로는 둘 사이에 전자음향의 효과를 개입시켜 표현의 디테일을 완성하고 그 의도를 구체화한다. 정형화되지 않은 이들의 음악에 대한 평가는 듣는 이들 각자의 취향에 따르겠지만, 적어도 TSS의 다양한 진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꾸준히 관찰하고 싶은 프로젝트임은 분명하다.

2019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