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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d Plus - Never Stop II (Legbreaker, 2018)


미국에서 활동 중인 재즈 트리오 배드 플러스의 신보. 2000년 Ethan Iverson (p), Reid Anderson (b), Dave King (ds) 등으로 결성되었던 BP는 오늘날 재즈 트리오의 흐름에 혁신을 이끈 팀들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던 미국에서 변화의 계기를 모색했던 그룹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작년 초, 아이버슨의 팀 탈퇴 예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체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올해 1월 1일 자로 피아니스트 Orrin Evans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새로운 녹음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소식도 함께 들려왔다. 이 앨범은 새롭게 진용을 갖춘 BP의 첫 작업이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을 Never Stop (2010)의 후속 작업이라고 명명한 점에 대한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8년 전 식당 테이블에 지루한 표정으로 음식을 기다리던 커버와 의자에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는 지금의 모습만으로는 짐작하기가 난감하다. 실재 두 음반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봐도 공통점보다는 차이가 더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듣는 입장에서는 혼란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2010년 앨범이 발매되었던 당시 전후 상황을 생각해보면 의외로 쉽게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교조적인 일부 평단에서 BP의 새로운 융합의 실험을 카피 밴드라는 부당한 폄하로 평가절하했을 때 직접 쓴 오리지널 곡들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적 실천의 근거를 제시했던 것처럼, 예고되었던 멤버의 변화에 대한 우려를 BP의 방식으로 극복하기 위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에서도 모든 곡들은 새로운 멤버 에반스를 포함한 구성원 전체의 원곡들로 채워져 있다. 물론 2010년과 현재, 조금 더 가깝게 본다고 해도 2년 전과 지금의 모습 사이에는 쉽게 감지되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듣는 사람에 따라 BP에게서 기대하는 음악적 실천의 형태는 물론 그 가치에 대한 판단 기준도 다르겠지만, 적어도 BP가 지금까지 우리에게 들려줬던 재즈의 확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만큼은 결코 배제될 수 없는 준거가 아닐까 싶다. 판단은 보류하고 앞으로 더 지켜볼 문제다.

2018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