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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The Nels Cline 4 - Currents, Constellations (Blue Note, 2018)


미국의 재즈 기타리스트 넬스 클라인의 쿼텟 신보. 블루 노트 데뷔작 Lovers (2016) 이후 선보이는 두 번째 레이블 작업이며 새롭게 선보인 TNC4의 첫 녹음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에서 전자 및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는 넬스를 포함하여 Julian Lage (eg), Scott Colley (b), Tom Rainey (ds)가 함께하고 있다. 넬스가 자신의 카운터로 같은 기타리스트 줄리언을 지목했다는 점이 이 앨범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미 Room (2014) 앨범에서 듀엣 연주를 통해 쌍둥이와 같은 음악적 구성을 선보이기도 했고, 넬스의 블루 노트 전작에서도 부분적인 협연을 펼치기도 했다. 때문에 듣는 관점에 따라 이번 앨범은 듀엣의 확장 버전이라는 측면도 존재하며, 동시에 넬스가 자신과 닮은 줄리언을 끌어들여 새로운 표현의 확대를 위한 음악적 시도를 감행했다는 해석 또한 가능하다. 이전 듀엣 앨범에서도 느꼈던 점이지만 넬스와 줄리언 사이에는 거리와 공백이 존재하지 않는 듯한 음악적 긴밀함이 항존하고 있다. 차이는 미묘하고 공통점은 두드러지는 둘의 기타는 톤은 물론 프레이즈에서도 뛰어난 일체감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더블링을 통해 채널을 좌우로 분리하고 레이어링을 거쳐 기타 공간의 볼륨을 키운 것이 아닐까 싶을 만큼 줄리언은 철저하게 넬스의 카운터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줄리언 개인으로서는 자신의 앨범을 비롯해 여러 주요 작업에 이름을 올리는 등 여러모로 알찬 한 해를 보내는 듯하다. Carla Bley의 "Temporarily"를 제외한 전 곡을 작곡한 넬스는 이번 앨범에서도 자신의 음악적 지향을 완고한 표현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보수적인 스탠스가 상대적으로 강한 미국의 재즈 씬에서 넬스는 장르 내의 기본적 표현들을 종합하여 새로운 음악적 응집을 보여주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앨범에서 드러나는 표현들은 이미 익숙한 것들이지만 음악의 균형점을 장르 외부로 최대한 밀쳐내는 방식의 조합을 취하면서 새로운 긴장의 형상을 이끌어내고 있다. 음악적 조합의 다양한 '위상'을 통해 '현재'를 확인하는 참신한 전략인 셈이다.


2018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