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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Thomas Strønen, Ayumi Tanaka, Marthe Lea - Bayou (ECM, 2021)

노르웨이 드러머 Thomas Strønen와 클라리넷 및 보컬 Marthe Lea, 일본 피아니스트 Ayumi Tanaka가 모여 녹음한 앨범. 이제 토마스를 ECM의 대표 뮤지션 중 한 명으로 손꼽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렉트로닉을 활용한 Food 프로젝트로 첫 레이블 데뷔작을 선보인 이후 Time Is A Blind Guide (2015)를 통해 어쿠스틱의 표현에 기반을 둔 음악적 접근을 안착시키는 등, ECM과 토마스의 접점은 이미 충분히 확인하고도 남는다. 여기에 토마스는 또 하나의 음악적 계획을 현실화시키려고 하는데, 이번 앨범이 그 첫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이번 녹음은 트리오 구성을 이루고 있지만, 기존 TIABG 퀸텟의 공간을 추상화하고 여기에 새로운 구체적 표현을 더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느끼게 한다. 즉 예전 퀸텟 공간 구성에서 토대 역할을 했던 드럼과 피아노의 관계를 확장하고 여기에 클라리넷의 음역대를 더해 음악적 색과 균형을 완성하는 일종의 리뉴얼 작업과도 같다. 물론 이 과정에서 세 뮤지션의 공간적 역할이나 규범 또한 새로운 균형점에서 합의를 유도하고 있어, 음악적인 내용에서도 일련의 변화를 수반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미 이전에도 확장된 자율적 공간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취했지만, 이번 작업에서는 그 특징을 염두에 두면서도 어느 때보다 강한 음악적 유대를 강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묘사적인 특징이 두드러진 토마스의 타악이다 보니 아유미의 피아노는 이에 반응하는 타건으로 공간의 이미지를 구성하고 마르테의 클라리넷은 라인을 통해 서술적 표현을 완성해간다. 물론 이 선형적 과정에서 관계의 균형과 긴장을 동시에 사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기에 단순한 인터플레이를 넘어선 강한 유대는 필연적이다. 이를 위해 노르웨이 민속 음악에 바탕을 둔 집단 작곡에 '물줄기' 혹은 '지류'의 다양한 상징적 명칭을 테마에 녹여 공통의 음악적 인식을 형성한다. 때문에 이번 앨범은 토마스가 지금까지 진행한 작업의 연장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집단적 창의가 이룬 성과의 성격을 드러내기도 한다. 어쩌면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일 수도 있을 것이다.

 

20210409

 

 

 

related with Thomas Strønen

- Thomas Strønen & Time Is A Blind Guide - Lucus (ECM,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