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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Tim Allhoff - Morla (Neue Meister, 2022)

독일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Tim Allhoff의 앨범. 팀은 2000년대 말 자신의 트리오와 함께 데뷔하면서 단번에 재즈 씬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된다. 연이어 발매한 앨범들이 연달아 ECHO Jazz를 수상하게 되고, 여러 유명 뮤지션들의 세션으로 활동하는 등 재즈 무대에서 서서히 자신의 입지를 확대한다. 이후 Sony Classical 계열 네오 클래식 전문 레이블인 Neue Meister와 계약하는 깜짝 행보를 보이게 되는데, 오랜 기간 작곡 및 편곡자로 활동하면서 오케스트레이터는 물론 다양한 할리우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기여한 작업을 생각한다면, 이와 같은 그의 개인적인 변화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만하다. 현 레이블의 데뷔작인 Sixteen Pieces for Piano (2020)는 여러 면에서 익숙함을 전제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존 자신의 음악을 받아들이는 대중에 대해서도 물론이고,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도 친숙함을 통해 어필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팀 본인 또한 이전의 음악적 언어와 새롭게 선보이는 표현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는 연관성을 두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솔로라는 환경에서 펼쳐진 녹음이기에 이와 같은 적절한 균형점은 자연스럽게 연주를 통해 표출되는 듯했으며, 이번 작업 역시 그 연장선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봐도 크게 무리는 아닐 듯싶다. 대부분의 트랙은 자신의 작곡에 기반한 솔로 연주이지만, 일부 곡은 기존 다른 음악가의 오리지널이기도 하고, 연주 또한 Leonkoro Quartett 및 Niklas Liepe와의 협연을 포함하고 있어, 전작에 비해 조금은 다양한 방식의 새로운 접근을 선보이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Mendelssohn, Schumann, J.S. Bach 등과 같은 고전적인 테마들을 활용한 연주들인데, 팀의 고유한 해석만으로 연주를 이끌어가는 모습에서부터, 자신의 작곡을 더한 편곡을 통해 장르적인 조합을 이루려는 시도까지 선보이기도 한다. 물론 이와 같은 접근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음악적 해석을 적극 개입시킴으로써 드러나게 되는 표현이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다. Leonkoro Quartett과의 협연을 담고 있는 트랙들 또한 비슷한 느낌을 전한다. 실내악의 공간에서 재즈의 주법을 활용해 조화를 이루는 방식에 대한 접근을 보여주는가 하면, 모던 고전적이 경향적 특성을 반영한 작곡을 통해 엄밀한 구성을 강조하는 접근을 선보이는 등, 앙상블과 이루는 관계의 다양성을 보여주려고 한 흔적을 엿보게 된다. 솔로로 이루어진 연주의 경우에도 두 가지 장르 사이의 접점을 찾으려 한다기보다는, 어느 한 편의 경계 안쪽에서 해당 양식이 지닌 표현의 미묘함을 활용하면서도, 두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배회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와 같은 모습이 비록 전작이나 이번 앨범에서와 같이 전면에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팀의 초기 솔로 작업에서도 부분적으로 보이기도 했던 것이라, 현재의 특징은 비교적 긴 시간을 거쳐 완성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유명 스탠더드인 “In the Wee Small Hours of the Morning”에서의 정통 재즈 스타일의 연주에서부터 Niklas Liepe의 바이올린과의 협연으로 완성한 “For Iori”의 모던 고전적이 경향적 특징을 전면에 두고 있는 곡에 이르기까지, 그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풍부한 표현의 뉘앙스를 친숙한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 앨범이다.

 

202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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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m Allhoff, Robert Mehlhart, Cantatorium - Meditations: Chants & Piano (Sony,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