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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Tony Karapetyan Trio - Point of View (Jazzist, 2022)

러시아 재즈 피아니스트 Tony Karapetyan, 베이스 Yuri Barsukov, 드럼 Petr Ivshin의 트리오 앨범. 국내에서는 이들 트리오의 연주를 접할 기회가 흔치 않지만, 연혁을 보면 어느덧 10년 차에 접어드는 나름 관록 있는 팀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트리오 연주 외에도 장르 내의 여러 뮤지션들과의 협연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적 표현을 확장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번 녹음에서는 독일 트럼펫 Sebastian Studnitsky가 참여하고 있다. 이번 녹음은 전 과정이 녹화되어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었고, 앨범은 그중 트리오와 토니의 오리지널을 중심으로 선곡과 마스터링을 거쳐 완성되었다. 전체적인 연주는 기본적으로 트리오를 바탕에 두고 있으며 세바스찬은 부분적인 피처링을 담당하고 있는데, 녹음과 촬영은 러시아와 독일에서 각각 동시에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트리오와 트럼펫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텐션은 공간적인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기보다 차라리 서로 다른 감성적 질감을 지닌 뮤지션들이 하나의 음악적 합을 이루며 만들어내는 기분 좋은 착색 혹은 분위기의 변화라는 느낌을 들어 그 순간만의 독특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 트리오의 연주는 토니의 피아노를 중심으로 베이스와 드럼이 고전적인 공간적 역할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만큼 피아니스트의 음악적 특색이 강하게 반영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앨범에서는 노드 스테이지를 연주하고 있지만, 일부 곡을 제외하면 대부분 고전적인 피아노의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묵직하고 안정적인 왼손과 화려하고 현란한 오른손의 대비는 물론 완급의 조절을 이용한 극적 분위기의 연출하는 등, 확실히 피아니스트가 트리오에서 절대적인 지분을 점유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멜로디와 라인의 구성에서 러시안 재즈 특유의 고전미가 잘 부각되고 있으며 풍부한 정서적 반응도 잘 담아내고 있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음원의 경우 공간을 밀도 있게 다지는 듯 활용하면서도 마치 여백 속에 음악적 잔상을 반영하는 듯한 독특한 리버브는 동영상 스트리밍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부분이기에, 유튜브 영상과 별도로 앨범으로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모든 연주가 앨범으로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트리오의 오밀조밀하면서도 상쾌한 음악적 경험을 한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앨범이다.

 

2022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