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Trichotomy - Known-Unknown (Challenge, 2017)


호주 출신 트리오 트리코토미의 신보. Topology와의 컬래버레이션 이후 3년 만이며 트로오 정규 앨범 기준 4년만에 발매한 신작이다. 지난 공백 동안 멤버들 각자의 개별 프로젝트와 활동 끝에 베이스를 담당했던 Pat Marchisella이 탈퇴하고 Samuel Vincent이 새롭게 참여했다. 물론 Sean Foran (p)과 John Parker (ds)는 연주자와 작곡가로서의 중심적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트리오 전작 Fact Finding Mission (2013)에서는 게스트들의 참여를 통해 음악적 디렉팅과 협업자의 역할이 강조되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트리오 본연의 특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그룹 이름이 암시하듯 이들은 각자의 공간에 대한 자율성과 유기적 연관성을 강조하는 유러피언적 스타일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유기적 연관성을 해석하는 방식에서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개방해두고 있다는 점은 독특하다. "It's Strange Coming Back"에는 각자의 공간에 일정한 거리를 취하며 서로에 대한 개입을 최소화하는가 하면, "Junk"나 "Imaginary Limits"에서는 비트 하나까지 세심하게 몰입하는 강박적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그리고 종종 유기성의 강조와 해체를 반복하며 드라마틱한 구성을 보여주기도 한다(ex. "Cells"). 순수한 트리오 형식으로 녹음된 2000년대 초의 앨범들과 비교해보면 화려하게 난무했던 맴버들의 기교가 이번 앨범에서 구조와 형식의 틀로 내면화 된 듯한 모습을 보인다. 밀도 있는 이들의 변신이 반가운 앨범이다.

 

2017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