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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VilloVilduVeta - Längtan Får Vingar (YEAR0001, 2021)

스웨덴 프로듀서 Ludwig Rosenberg와 Joakim Benon의 듀오 프로젝트 VilloVilduVeta의 앨범. 루드비히와 요아킴의 듀오는 2019년 힙합 그룹 Sad Boys와 신발 및 의류 브랜드 Converse의 컬래버레이션 작 “One Wish”의 TV 트레일러를 위해 "Nästan"라는 곡을 만들면서 시작된다. 루드비히와 요아킴은 이전부터 새드 보이스와 직접적인 여러 연관이 있었던 터라 둘의 공동작업은 이후 본격적인 프로젝트로 이어지게 된다. 이번 앨범은 "Nästan"를 중심에 배치하고 다양한 사운드와 장르적 요소들을 중첩해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웅장한 음악적 라이브러리를 선보이고 있다. '그리움은 날개를 달고'라는 다분히 낭만적인 타이틀을 달고 등장한 VVV의 어느 특정한 장르적 경향성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듯한데, 그만큼 이들의 음악에는 다면적인 복합적 요소들을 혼합하면서도 인상적인 독특한 분위기의 연출에 성공하고 있어 보인다. 로우-파이적인 텍스쳐의 배경에 무척이나 클리어하고 선명한 신서사이저 라인을 대비시켜 공간적 긴장을 연출하는가 하면, 연주 악기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아날로그 음향은 고전적인 일렉트로닉과 대치를 이루며 독특한 배음과 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진행에 따른 단순한 선형적인 레이어링보다는 우연적이고 뜻하지 않은 효과와 사운드가 개입을 하기도 하는데, 멀리서 들리는 사이렌 소리라든가 전혀 다른 공간적 위상을 지닌 채 리버브를 품은 음향이 잔잔하게 퍼지는 등 보기에 따라서는 아기자기한 섬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사운드와 효과음은 물론 필드 리코딩에 다양한 텍스쳐와 음향 및 공간 이펙트를 하나의 단일한 음악적 구성에 그 어떤 이질감 없이 조합해내는 능력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일렉트로닉이나 모던 클래시컬의 기존 음악적 루틴들을 실험적으로 해체하고 있지만, 음악적 조합을 이룬 그 결과물은 크게 이질적이지도 않고 무척 새롭다고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물론 이를 통해 VVV가 만들어내는 극적인 내러티브와 그 안에 포함된 풍부한 정서적 응축 역시 뛰어나다. 다양한 사운드의 조합 그 자체가 주는 즐거움은 물론 음악이 전하는 낭만적인 메시지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앨범이다.

 

2021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