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재즈 피아니스트 Vincent Meissner의 트리오 앨범. 2000년 생에 아직 학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빈센트는 독일 재즈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로 손꼽힌다. 젊은 독일 재즈 뮤지션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레이블의 후원은 물론, 실제 빈센트의 라이프치히 국립 음대 스승이기도 한 Michael Wollny가 제작을 맡아 이번 앨범의 발매가 이루어졌다. 이번 트리오 녹음에는 신예 베이스 Josef Zeimetz를 비롯해 빈센트의 5년 지기 음악 동료이면서도 아직 10대에 불과한 드럼 Henri Reichmann이 함께하고 있어 젊은 독일 재즈라는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인적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젊은 음악적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아니 그들 경력을 의식하지 않고 오늘날 재즈 트리오의 경향적 특징과 그 트렌드 등의 현재성만을 놓고 감상하더라도 앨범은 매우 뛰어난 음악적 성과를 담고 있다. 이들의 테크니션으로서의 자질에 관해서는 말할 필요조차 없으며, 협주의 공간에서 자신들의 음악적 상상력을 현실화하는 능력에서도 기존의 그 어떤 트리오 못지않은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별 공간이 지닌 자율적 성격을 온전히 드러내면서 각자가 지닌 표현과 에너지가 서로 동등한 점유적 위상을 지니지만 그 균형에서는 놀랍도록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다. 선형적으로 구성되는 단순한 멜로디가 아닌 복잡하면서도 다양한 수사와 이미지로 가득한 피아노 라인이 등장하지만, 베이스 워킹이나 드럼 패턴은 단순한 기민함을 넘어선 뛰어난 일체감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과정이 메커니컬 한 상호작용처럼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그 안에서 풍부한 감정들을 공유하며 표출된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완벽한 균형이 전하는 음악적 쾌감은 물론 그사이를 단단하게 묶어내는 역동적인 긴장은 이들 트리오의 연주에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요인일 것이다. 어쩌면 이들은 선배들이 이룬 음악적 성과를 이미 온몸으로 체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며, 이제 남은 것은 자신들의 가능성을 더욱 확장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2021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