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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Víkingur Ólafsson - Reflections (Deutsche Grammophon, 2021)

아이슬란드 피아니스트 Víkingur Ólafsson의 앨범. 바흐에 대한 일련의 독특한 해석과 더불어, 이어진 드뷔시와 라모에 대한 재구성 작업을 통해 비킹구르의 창의적 입지는 더욱 공고해진다. 특히 Debussy - Rameau (2020) 앨범에서 비킹구르는 고전의 현재성에 입각해 해체와 재구성을 진행함으로써 통시성에 입각한 기존 사고의 틀을 전복시키는 과감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전작의 연장에 있으면서 동시에 확장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드뷔시의 "Pour le Piano, L. 95"와 같은 일련의 미발매 트랙들에서는 고전에 대한 비킹구르의 독창적 해석은 물론 피아니스트로서의 감각적인 재능도 함께 엿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주목하는 것은 여러 뮤지션들과 함께 진행한 일련의 "Rework" 작업들로, 여기에는 어느 정도 장르적 유사성을 공유할 수 있는 Hania Rani와 같은 현대 작곡가나, Hugar와 같은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프로젝트 그룹은 물론, 일렉트로닉을 근간으로 하는 Clark와의 작업도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Helgi Jonsson과 같이 쉽게 접점을 상상하기 어려운 뮤지션과의 작업도 수록하고 있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Balmorhea의 트랙으로 의외성을 넘어선 신선한 감동은 물론 오랜만에 이들의 연주를 듣는다는 즐거움을 제공해주고 있다. 또한 앨범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홈 세션과 스튜디오 버전으로 각각 녹음된 드뷔시의 "Bruyères"와 "Canope"는 물론 Christian Badzura의 "K.A.H.D."를 연주한 트랙들로 스타인웨이 그랜드와 업라이트의 텍스쳐의 차이가 음악적 뉘앙스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감한 음악적 해석과 재구성이 Deutsche Grammophon을 통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놀랍다.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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