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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Wanheda - Desert of Real (self-released, 2022)

벨기에 포스트-록 그룹 Wanheda의 앨범. 프로듀서 겸 기타리스트 Jan Peeters의 주도로 2016년 결성되었고 미니 앨범 The Cenozoic Implosion (2018)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기타에 얀을 비롯해 Jan Boucké와 Jan Verduyckt이 참여하고, 베이스 Nick Van Vynckt, 드럼 Maurits Elzinga, 키보드 Jasper Simon 등 6인조로 이루어진 완헤다는 이번 앨범을 통해 지난 작업에서 보여준 음악적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번 녹음은 지난 4년 동안 무대 실전은 물론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통해 보다 정교하게 다듬고 세밀하게 구축된 자신들의 사운드를 본격적으로 선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독창적인 분위기의 연주를 담고 있다. 전작에서 보여준 단편적인 포스트-록 기반의 음악적 콘텍스트에 비해 더욱 다면화된 복합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진행에서도 고유의 내러티브를 활용해 음악적 이야기를 전개하는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명의 기타리스트가 포진한 6인조 사운드에서 전면과 좌우의 역할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선보인다. 곡의 성격에 따라 메인의 기능을 부각하는가 하면, 때에 따라 균일한 톤과 질감을 지닌 스테레오 양면의 공간을 입체적으로 배열하는 등 그룹이 지닌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본 역할에 최대한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드럼과 베이스가 극적인 변화에도 안정적인 플로우를 가능하게 하는 토대로 작용하는데, 이는 슈게이즈를 연상하게 하는 우울한 서정과 폭발적 에너지가 공존하는 와헤다의 사운드에도 고유한 음악적 정체성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안정적이고 균일한 공간감을 지속하며 서정과 에너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하는 유연하면서도 극적인 진행은 다양한 유형적 특징을 지닌 레퍼토리로 표출된다. 특히 이번 앨범에는 기본적인 6인조 외에도 스트링과 브라스의 퍼포먼스를 더해 복합적이면서도 풍부한 질감을 지닌 공간감을 연출하기도 하는데, 이는 섬세한 음악적 내러티브를 보다 드라마틱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하다. 2분 전후의 짧은 곡에서 보여주는 명료하면서도 집약적인 전개는 물론, 6-7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집요한 빌드-업으로 구축되는 이야기의 몰입 등 다양한 스타일을 통해 와헤다의 음악적 정체성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는 인상적인 완성도를 보여준다. 들을 때마다 매번 새로운 요소를 발견하게 되고 다양하면서도 일관된 분위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 절대 지루하지 않은 몰입을 제공하는 앨범이다.

 

2022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