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드러머 Wojtek Fedkowicz가 이끄는 Wojtek Fedkowicz Noise Trio의 앨범. 트리오 타이틀로는 Post-Digital Dreamers (2013)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앨범이며 베이스 Jacek Fedkowicz, 키보드 Dominik Wania가 라인-업을 이루고 있다. 노이즈 트리오라는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이름과는 달리 이들의 음악은 무척 정돈되어 있고 또 세련되기까지 하다. 또한 평소 리더인 보이테크가 선보이는 장르 접합적 양식의 경향성과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비교적 재즈 음악적 아이덴티티를 염두에 둔 스텐스를 트리오에서는 보여주고 있다. 트리오의 공간을 구성하는 양식에서는 정통적인 스텐스에 가깝고 모달 어프로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모던 이후의 경향적 흐름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한다. 그렇다고 이들의 음악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기존 언어와 문법을 통해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양식들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자신들의 방식으로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을 완성한다. 물론 부분적으로 샘플러나 전자 장비를 활용하고 있지만, 이는 효과의 디테일을 위한 장치일 뿐 이들 음악의 본질은 아니다. 공간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에소테릭 한 서정적 긴장과 밀도감 있는 응집력을 선보이는 이들의 음악은 놀랍고 신선하다. 강한 음악의 힘이 느껴지는 앨범이다.
2021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