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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Yôkaï - Coup de grâce (Humpty Dumpty, 2022)

벨기에 그룹 Yôkaï의 앨범. 2011년 드러머 Yannick Dupont의 주도로 결성된 요카이는 아프로-쿠반 스타일의 혼합된 리듬을 중심으로 하는 연주를 선보였지만, 이후 서서히 보다 더 다양한 질감을 융합한 사운드의 특성을 지닌 그룹으로 변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의 초기 연주는 클립 형태로 일부만 조재하여 당시의 스타일을 정확하게 조명할 수 있는 자료는 많지 않지만, 적어도 이들이 2010년대 중반에 선보인 미니 앨범만 해도 이와 같은 특성이 남아 있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비교적 최근에 발표한 이들의 첫 공식 리코딩인 Yôkaï (2019)에서는 적어도 최근 이들이 선보이는 경향적 흐름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신서사이저와 일렉트릭 기타에 의해 완성되는, 우울하면서도 몽환적인 음색은 6, 70년대의 사이키델릭 한 모습을 연상하게 하면서도, 냉소적이면서도 관조적인 듯한 태도로 진행되는 임프로바이징은 독특한 유형의 재즈적 특징을 보여주기도 한다. 공식적으로는 두 번째 앨범에 해당하는 이번 앨범에는 드럼/퍼커견의 야니크를 비롯해 클라리넷/색소폰/플루트 Jordi Grognard, 베이스/신서사이저 Axel Gilain, 키보드 Eric Bribosia, 기타 Clément Nourry와 Ivan Tirtiaux, 색소폰/퍼커션 Fred Becker, 드럼/일렉트로닉 Louis Evrard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전작보다 확장된 라인-업과 그 구성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전에 비해 일렉트로닉에 의해 구성되는 공간의 부피를 확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텍스쳐의 사운드를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응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재즈, 월드, 사이키델릭, 프로그래시브 록 등을 융합한 복합적인 구성의 외형을 지니면서, 이를 감각적인 분위기로 연출하는 노련함을 잊지 않는다. 요카이는 이와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지닌 개별적 특징들을 서로에게 결합하려는 전략 대신, 각자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며 그 이질감을 대질시켜 독특한 효과와 분위기를 완성하는 접근을 보여준다. 이는 개별 악기가 지닌 사운드 자체로 요소를 이루는 장르적 특징이 어느 정도 반영되기도 하며, 개별 사운드의 라우함이 고스란히 드러난 다양한 조합과 이에 따른 앙상블이 이루는 독특한 레트로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때로는 관조적이면서도 곡에 따라서는 냉소적인 분위기까지 풍기는, 집합적인 합을 이루는 부분 외에도 개별적인 임프로바이징의 모티브를 활용한 공간에서 더욱 긴장된 형상으로 드러나고 있어, 재즈의 관점에서 이번 앨범을 본다면 분명 매력 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다음 앨범을 어쿠스틱 한 프로젝트 완성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는데, 그 모습 또한 상당히 궁금하기도 하다.

 

2022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