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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Yonatan Levy - Yonatan (Odradek, 2017)


미국에서 활동 중인 이스라엘 출신 뮤지션 조나단 레비(미국명 Jonathan Levy)의 데뷔 앨범. 18세에 베이스 연주자로 음악 활동을 시작해서 24세에는 자신의 소규모 스튜디오에서 제작자로도 나선다. 2002년부터는 중동 음악과 디스코 및 사이키델릭 등을 결합시킨 인디 록 밴드 Izabo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베이스 세션, 음반 제작자, 밴드 멤버 등의 다양한 음악 이력을 병행하며 이제 자신의 이름으로 첫 솔로 앨범을 제작하는데 이번에는 기타리스트로 녹음을 하게 된다. 또한 클래식 전문 레이블 Odradek의 재즈 디비전에서 조나단의 앨범이 발매되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일부 접해본 레이블의 재즈 음반들만의 특징일 수도 있겠지만, 표현에서의 즉흥적 자율성이나 맴버들 사이의 인터플레이보다는 실내악적인 엄숙함이 강조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전통적인 재즈의 문법과도 다소 거리를 두고 있으며 유러피언의 특징적 요소들을 레이블의 성격에 맞춰 수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조나단의 이번 앨범은 이러한 레이블의 취향과 많은 부분 잘 어울린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앨범은 재즈적인 표현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클래식, 포크, 중동음악, 사이키델릭, 록 등의 다양한 요소들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이러한 다양한 음악적 스타일이 각각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난립하며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요소적 형태로 서로 굴절되어 체임버 뮤직의 형식적 규범 속에서 표출되고 있다. 다양한 요소들이 단일한 음악적 텍스처로 자연스럽게 용해되는 과정에서 정교하게 구성되는 코드의 진행이나 화성의 조합은 조나단의 음악을 더욱 귀기울이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일정한 형식적 규범 속에 자신의 음악을 위치 지우면서도 그 속에서 무척 공들인 흔적이 역력한 세심한 구성을 완성시키고 있다. 이러한 엄격함과 섬세함이 서정적인 표현들 속에서 드러나기 때문에 은은한 끌림을 느낄 수밖에 없다. 모처럼만에 기분 좋은 경험이다.


2017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