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닝 특유의 냉랭한 분위기와 관조적인 사운드는 이번 앨범에서 극대화된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볼퍼트와 협연 형식으로 녹음되어 호닝 특유의 사색적 공간은 그 어느 때보다 넓게 느껴진다. 두 사람의 공동 타이틀로 발매되긴 했지만 지분율로 따지면 단연 호닝이 우위에 있다. 볼퍼트의 피아노와 키보드는 호닝의 호흡과 내레이션에 맞게 톤과 벨로시티를 유지하며 한 걸음 뒤에서 배경에 대한 디테일을 완성하는 듯하다. 역할과 공간에 대한 합의 결과이지만 그 자체로 하나의 안정적 균형을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다. 단 두 사람의 주인공뿐이지만 둘 중 어느 누구 한 명만 아니었어도 이와 같은 내밀한 밸런스는 불가능해 보인다.
2020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