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조용한 바람이 이는 듯한 사운드의 질감은 듣기에 따라 거칠고 날카롭게 느껴지지만 그 분위기는 적막함과 신비함을 동시에 묘사하기에는 적절하다는 인상을 준다. 서술보다는 묘사에, 서사보다는 서정에 집중한 듯한 그의 음악은 마치 조용한 바람의 흐름에 따라 미세하게 흔들리는 마음속 풍경을 음악으로 표현한 듯하다. 서서히 빌드-업 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패드의 드론은 마치 바람과 유사하며 이는 도입의 신스 테마를 서서히 잠식하며 진행을 완성한다. 구성 자체는 무척 소박하지만 작가의 서정을 완성하기 위해 적용된 튜닝 사운드는 유니크한 음악적 특징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기억과 현실이 공존하는 듯한 묘한 느낌이 인상적이다.
2020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