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뮤지션 Ward Dhoore와 드로잉 아티스트 Lander Cardon의 협업 앨범. Zonderland & Ward Dhoore의 타이틀로 앨범이 발매되었지만, 존더랜드는 워드와 랜더의 협업 프로젝트를 위해 기획된 이름으로, 뮤지션의 음악에 따라 캔버스에 즉흥적인 페인팅을 더해 작업을 완성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들의 퍼포먼스 몇 편은 동영상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으며, 이번 앨범의 표지는 물론 수록된 곡 중 싱글로 선공개된 몇몇 타이틀의 커버 아트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랜더는 화가이면서 타투 아티스트로도 알려져 있는데, 그 외에도 사진이나 스케치 등의 이미지를 통해 그가 드러내는 다양한 표현들은 터프 한 첫인상과는 달리 세심함과 깊은 사색의 흔적이 담겨 있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워드는 현악기와 기타 등에 숙련된 연주자이며 민속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에 연관된 것으로 전해지는데, 형제들 또한 같은 음악인들로 Trio Dhoore를 결성해 함께 활동한 이력도 지닌다. 이번 앨범은 워드와 랜드의 공동 타이틀로 발매되긴 했지만, 아쉽게도 음원을 통해 전해지는 결과물은 오직 음악만 존재하기 때문에 둘 사이의 온전한 협업을 감상하기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민속 음악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에스닉 한 스타일이 전면화되기보다는 내면화된 특징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는 형제들과의 트리오는 물론 워드가 활동했던 다른 밴드의 연주에서 들려준 전면화된 민속적 특징과는 큰 차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어쩌면 랜더와 함께 구상한 존더랜드 프로젝트의 성격을 염두에 둔 음악적 접근이 아닐까 싶은 추측도 하게 된다. 클래식의 정연한 느낌과 더불어 때로는 재즈와도 같은 프레이즈를 구사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무척 모던하면서도 정돈된 인상을 준다. 이와 같은 장르 복합적 성격은 존더랜드의 음악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개방하는 동시에 대중적으로도 폭넓은 수용성을 지닌 특징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 작곡에서 드러나는 섬세한 심미적 감성은 물론 이를 연주로 완성하기 위해 구성된 치밀한 공간은 현대 작곡의 중요한 성과로 이번 작업을 감상하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오랜만에 깊은 여운과 감동을 전해준 앨범이다.
2022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