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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Ólafur Arnalds - Some Kind of Peace (Mercury KX, 2020)

몇 해 전 사고와 부상 이후 미묘하게 변한 그의 음악적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올라퍼는 여전히 올라퍼다. 우나 코르다의 펠트한 건반들이 만들어내는 영롱한 아르페지오, 건조한 듯한 현악의 마른 앙상블, 그리고 함축적인 테마에 이은 섬세하고 서정 가득한 레이어링 등, 그 어느 것 하나 올라프에게서 벗어나는 것은 없다. 몇몇 트렉에서는 보컬과 보이스 샘플링을 이용한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지만 여전히 이 모든 과정 또한 울라프의 음악으로 귀결된다. 자신이 만든 가상 악기들을 활용한 전자음악의 영역에 있지만 전체적인 사운드는 최기 그의 앨범에서 경험했던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서정을 보다 감각적으로 재구성한 인상이다. 부분적으로 대중성을 염두에 둔 시도 또한 눈에 띄지만 자신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본다면 다른 해석도 가능할 듯싶다. 그는 이미 그 자신의 분야에서 스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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