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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Ólafur Arnalds - Sunrise Session II (Mercury KX, 2022)

아이슬란드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Ólafur Arnalds의 미니 앨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올라퍼는 아이슬란드에서 연중 낯이 가장 짧은 동지인 12월 21일에, 이날을 기념하기 위한 Sunrise Session 동영상을 공개했는데, 이번 EP는 해당 연주의 음원을 수록하고 있다. 해변과 도시가 함께 내려다보이는, 큰 통창으로 된 현대적인 건물의 실내에서 녹화된 비디오는 롱 테이크로 이어진 컷들로 편집되어 있어, 외부의 풍경과 음악을 연결하는 듯한 연출을 보여주며, 연주의 호흡이 일출의 순간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연출된 화면을 보여준다. 작년에 공개된 음원에는 평소 올라퍼의 공연과 녹음에 자주 참여했던 현악 4중주와 보컬 JFDR이 함께 연주했다면, 이번 세션에서는 보컬 Josin과 더불어 Viktor Orri Árnason이 지휘하는 Reykjavík Recording Orchestra (Kammersveit Reykjavíkur)가 협연을 펼치게 된다. EP에는 올라퍼의 re:member (2018)와 Some Kind Of Peace (2020)에 수록되었던, 낯익은 기존 3개의 곡을 세션의 콘셉트에 맞게 편곡해 들려주고 있다. 10:08 AM,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해변과 도시가 함께 내려다보이는, 낮은 조명이 비추는 어느 조용한 건물 안에서 올라퍼는 혼자 “saman”를 연주한다. 11:14 AM, 서서히 동이 트며 잿빛 하늘이 보일 무렵, 13인조 규모의 현악과 관악의 앙상블과 피아노의 연주가 시작되고, 이어서 Josin은 이전에 올라퍼와 함께 녹음했던 “The Bottom Line”을 새로운 분위기에 맞춰 부른다. 그리고 12:49 PM, 해는 떠올랐지만 여전히 차가운 푸른빛으로 감도는 하늘을 배경으로 RRO와 올라퍼는 “Loom”을 연주하며 앨범은 끝을 맺게 된다. 특히 마지막 두 곡은 기존 올라퍼의 Some Kind Of Peace 앨범과 같은 협연 구성을 지니고 있지만, 일출이라는 이미지에 맞는 정교한 편곡을 반영하고 있어, 원곡과는 미묘하게 다른 뉘앙스로 전달되기도 한다. 이처럼 앨범은 동지를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의 성격이 강하지만, 동시에 기존 올라퍼의 곡들을 새로운 연관 속에서 이어지는 일련의 연속적 흐름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올라퍼를 비롯해 Jóhann Jóhannsson, Hildur Guðnadóttir, Hauschka 등을 비롯한 수많은 아이슬란드 출신 뮤지션들의 대표 작품을 함께 완성했던 지휘자 겸 음악감독 빅토르와 RRO의 존재감이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도록 완성된 선곡과 진행은, 비록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깊은 인상을 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또한 RRO의 존재에서 빠질 수 없는 수석 엔지니어 Bergur Þórisson의 역할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무심하게 던져지는 선물처럼 다가올 세 번째 세션을 벌써 기다리게 된다.

 

20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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