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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e Mouth of The Sun - Light Caught the Edges (Lost Tribe Sound, 2021)

komeda 2021. 11. 15. 21:14

미국 첼리스트 겸 작곡가 Aaron Martin과 스웨덴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Dag Rosenqvist의 듀오 프로젝트 From The Mouth of The Sun의 앨범. 오늘날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경향적 특징을 보여주는 뮤지션들로 조합을 이루어 팀을 결성한다면, 여기 애론과 더그처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으면서도 기대 이상의 완벽한 합을 이루는 듀오는 좀처럼 찾기 힘들 것이다. 2011년 FTMOTS를 결성하고 공동 작업을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매우 인상적인 음악적 성과를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각자 자신의 진화에 발맞춰 팀 역시 그에 걸맞은 진전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통산 네 번째 정규 작업인 이번 앨범은 Hymn Binding (2017)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FTMOTS의 음악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진화를 이어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지닌 음악적 핵심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며, 오히려 자신들의 방식으로 이를 강화하고 있어서 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번 앨범의 경우 행과 행 사이를 이루는 공간의 넓이는 여유로워졌음에도 그 사이를 채우고 있는 공기의 밀도는 무겁게 느껴진다. 레이어를 이루는 각각의 사운드가 명료한 상징성을 지니며 존재감 있게 자기 라인을 이어가며 진행 속에서 등장하고 소멸하며 커다란 이야기의 흐름을 완성하는데, 그만큼 우연적인 개입을 배제한 치밀한 플로우와 빌드-업은 물론 세밀한 사운드 큐레이팅이 숨 막힐 듯한 음악적 텐션을 완성한다. 애초 더그의 사운드가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데다 다분히 관조적이면서도 내면을 향하는 듯한 울림을 만들어내는 것에 더해, 애론의 텍스쳐 역시 균열이나 동요를 배제한 균일함과 정서적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음악적 시너지가 아닐까 싶다. 일부 트랙에서 피아노 Jakob Lindhagen, 색소폰 Lisen Rylander Löve, 퍼커션 Esben Willems 등이 참여해 새로운 공간적 합을 완성하는 대목 또한 인상적인데, 다분히 표현의 확장을 염두에 둔 작업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FTMOTS를 일종의 음악적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 흥미롭다. 앨범은 FTMOTS 답게 역시나 다분히 무겁고 침울하지만 정제된 심미적 표현을 완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름답다고 할 수밖에 없다.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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