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ivia Belli - Sol Novo (XXIM, 2021)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Olivia Belli의 앨범. 올해 초부터 거의 매달 새로운 싱글을 선보이며 많은 관심을 집중시켰던 올리비아의 레이블 데뷔 앨범으로 그동안 단편으로만 전해졌던 연주들을 포함 총 16개의 트랙을 담고 있다. 현대 고전은 물론 기존 클래식에 대한 해석과 새로운 접근을 통해 연주 실력 외에도 창의적 표현의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으며, 자신의 오리지널을 통한 풍부한 정서적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메이저를 통한 첫 앨범의 발매에 맞춰 올리비아는 자신만의 고유한 음악적 표현을 담아내기 위해 집중한 흔적이 역력하다. 고전 영화 속 대사로도 유명한 '새로운 태양'을 타이틀로 달고 있어 '새로운 날'에 대한 희망적인 염원을 담고 있는데, 이와 같은 메시지는 올리비아 자신의 일상에 대한 관찰과 애정을 반영한 화두이기에 아무런 거부감 없이 쉽게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이와 같은 일상성은 올리비아의 고유한 음악적 표현과도 맞닿아 있으며 이번 앨범에서 담고자 하는 정서적 내용과도 일치한다. 하지만 이러한 일상적 표현을 담아내는 방식에 있어 기존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많은 연주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일련의 관행적 표현을 배제하고, 반대로 가상적인 공간 이미지를 활용해 리버브의 표현을 극대화하고 투명하고 명료한 사운드를 통해 음악적 정서를 전달하려고 한다는 점은 이번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이며, 동시에 기존 올리비아의 작업과도 일정한 차이를 드러내는 지점이기도 하다. 비현실적인 공간 이미지 속에서 섬세하게 조율된 사운드를 통해 일상적 테마를 다루고 있는 모습은 마치 배경이 없는 넓고 어두운 무대 위에 핀 조명을 통해 대상을 비추는 듯한 효과를 연출하고 있어, 오히려 표현하고자 하는 본질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를 만든다. 이와 같은 음향 연출이 자칫 연주를 차갑고 냉정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올리비아의 연주는 오히려 온화한 빛을 담고 있는 듯한 온기를 보여주고 있어 앨범의 제목을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공간을 독주로 채운 연주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일부 트랙에서 Luca Mengoni, Federico Perpich, Joni Fuller 등의 현악 연주자들이 번갈아 가며 이루는 앙상블 또한 깊은 느낌을 전달한다. 개인적으로 애플 뮤직이 제공하는 일부 돌비 애트모스 음원에 대해 조금은 부정적인 생각이 있었지만 이번 앨범의 경우 에어팟 맥스로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데스크 양옆 제네렉을 바라보게 될 만큼 생생한 공간 표현은 인상적이다.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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