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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latko Kaučič Trio – December Soul (Not Two, 2013) 슬로베니아 출신 드럼 및 퍼커션 연주자 즐라츠코 쿠찌쯔의 근작. 프리와 아방 씬에서 워낙 기세 등등한 노친이라 피아노와 베이스로 구성된 트리오 포멧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줄 것인지 궁금했는데, 오~ 이건 좀 의외다. 사실 따지고 보면 즐라츠코가 최근 몇 년 동안 발표했던 앨범들을 보더라도 이와 같은 기본적인 트리오를 라인업으로 레코딩을 진행한 것 자체가 의외다. 실제로 그의 음악은 타악기가 각각의 악기나 보이스와 마찰하며 형성하는 이미지들이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피아노가 참여한 레코딩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작년 한 해 동안만 연달아 2장을 피아노/베이스 트리오로 녹음했는데(뭐.. 60세 기념인가?), 이번 앨범의 경우 Stefano Battaglia (피아노) / Dalla Porta (베이스) 콤..
Lenni-Kalle Taipale – Piano (Warner, 2009) 혹시 신보 나온 것 있나 검색해봤더니, 4년 전에 발매된 이 앨범 외에는 여전히 감감무소식. 십 몇 년 전인가, 한국에 Naxos Jazz 앨범들이 처음 들어왔을 때, 1만원 = CD 3장 + 거스름 돈이라는 놀라운 가격에 그냥 일단 무조건 다 바구니에 담아 전량 구매 했을 당시, 그때 렌니-칼레의 음악을 처음 접했다. 당시 들었던 Nothing to Hide (1999) 포함 지금까지 총 5장의 앨범이 발매 되었고 그 중 2009년에 발매된 이번 앨범이 그나마 신작(?)이다. 이 앨범은 그의 이전 앨범들과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예전에는 주로 트리오 활동에 포함된 앨범들이었다면 이번에는 현대 핀란드 음악의 개론서와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실제로 핀란드를 대표하는 다양한 분야의 뮤지션들이 참여해 ..
Masabumi Kikuchi Trio – Sunrise (ECM, 2012) 일본인 피아니스트 마사부미 기쿠치의 ECM 데뷔 앨범이자, 고 Paul Motian의 공식적인 마지막 레코딩. 폴 모션과 기쿠치의 인연은 1990년대 초 Tethered Moon 시절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래 되었다. Gary Peacock이 참여했던 TM 트리오와는 달리 이번 앨범에서는 Thomas Morgan이 베이스로 참여한다. 차이는 여기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기존 TM의 앨범들이 커트 웨일, 에디트 피아프, 지미 헨드릭스 등의 대상을 지녔다면 이번 앨범 만큼은 기쿠치 자신의 음악적 영감과 그 표제들이 유일한 대상이다. 이는 TM 트리오 시절 뿐만 아니라 폴 모션의 타이틀로 발매되었던 기쿠치의 참여작들과도 확연히 다른 점을 보여준다. TM 트리오만 보더라도 마치 사무라이 검 위에서 건반이 춤을 ..
Yelena Eckemoff – Glass Song (L&H, 2013)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옐레나 에케모프의 트리오 앨범. 에케모프의 홈페이지를 보면 그녀가 자신의 재능과 경력에 얼마나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 신동이었고, 음악 영재 전문 교육기관을 다녔고, 키신으로부터 사사를 받았고, 클래식과 재즈에 걸친 다양한 경력들에 대해 쓰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이 궁금했던 것은 Arild Andersen과 Peter Erskine의 이름이 이 앨범에 등장했기 때문이고, 그녀의 전 앨범들에서는 Mads Vinding / Peter Erskine (Cold Sun, 2009), Mats Eilertsen / Marilyn Mazur (Forget-me-Not, 2011) 등과 트리오로 녹음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언급했듯이 ..
Tomasz Stańko Quintet – Music for K (1970; reissued by Polskie Nagrania, 2011) 이런 고전에 대해 뭐라고 씨부려 싸는 것은 감히 나같은 허접 시로도가 할 짓은 아니지만, 보는 사람도 없으니 그냥 혼자 기록하는 감상글 정도 남기는 것으로 소심하게 결론. 타이틀에 나오는 이니셜 K가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할 말 없다 -,.-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Krzysztof Komeda는 스탄코를 자신의 밴드에 영입하기 위해 3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정작 코메다 밴드에서 같이 활동한 기간은 다른 멤버들에 비해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코메다 밴드 출신 뮤지션들 중 스탄코의 이름이 가장 익숙하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코메다 밴드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지만, 자신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유명 뮤지션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스탄코의 위상을 ..
Billy Childs – Jazz-Chamber Music Vol.1 Lyric (Lunacy, 2005) & Jazz-Chamber Music Vol.2 Autumn: In Moving Pictures (Lunacy, 2010) 빌리 차일드의 오랜, 그리고 화려한 음악 경력에 비해 그의 디스코그라피는 매우 제한적이다. 그 몇 장 안되는 앨범들을 보더라도 재즈에서 구사되는 음악적 언어와 표현들을 골고루 소화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1995년 GRP에서 발매된 I’ve Known Rivers 앨범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연주자로써 뿐만 아니라 음악 감독의 재능까지 유감 없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들은 어쩌면 GRP 앨범의 확장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1995년 앨범에서 사운드의 핵심이었던 Bob Sheppard와 Carol Robbins 등이 이번 앨범에서도 여전히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신 GRP 앨범에서 프로그래밍으로 처리했던 오케스트레이션 효과를 이번 앨범들에서는 4명의 현악주자..
In The Country – Sunset Sunrise (ACT, 2013) 노르웨이 출신의 트리오 ITC의 통산 5번째 앨범이자 (마침내 드디어!) ACT 데뷔 앨범. 오슬로 음악 아카데미 시절인 2003년에 결성되었으니 10주년 되는 앨범이기도 하다. Morten Qvenild (피아노), Roger Arntzen (베이스), Pål Hausken (드럼, 퍼커션) 등 전통적인 트리오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그 범주에서 벗어난 경계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미니멀한 현대음악적 구성도 수용하고 있고, 일렉트로닉스 효과도 다양하게 활용한다. 또한 진행에서의 전통적 형식도 이들에게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사운드 중심의 팀은 아니다. 음악적 동기를 구성하는 테마들이 서로 이어지는 서술적 진행으로 각각의 곡마다 다면적인 특징들이 살아난다. 때문에 사..
The Windy Hills – Fall Of Planet Esoteria (Warner, 2014) 호주 출신의 이 심상치 않은 그룹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구글링을 하면 리더인 Andrew Kidman의 홈페이지로 연결이 된다. 이 친구의 직업도 만만치 않다. 사진 작가에 영화 감독이며, 서프보드를 제작하는 서퍼이기도 하다. 하지만 출신 배경과 다채로운 이력에서 연상되는 밝고 경쾌한 이미지가 있다면 음악을 듣기 전에 깨끗하게 지우는 편이 오히려 좋다. 에소테릭한 느낌의 가사와 암울한 꿈과도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사운드는 듣는 사람의 기분을 평상보다 더 낮은 위치로 끌어내린다. 하지만 곡 하나 하나 마다 나름의 서사적 구조를 지니고 있어 그 변화를 따라가다보면 마냥 우울한 것만은 아니다. 마치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에서 자주 사용되는 격정과 침울의 롤러코스팅이 등장하기 때문에 감정은 잔물결처럼 끊임 없이..
Splashgirl – Field Day Rituals (Hubro, 2013) Andreas Stensland Løwe (키보드, 피아노), Jo Berger Myhre (베이스), Andreas Lønmo Knudsrød (드럼, 퍼커션) 등 세 명으로 구성된 노르웨이 출신 그룹, 우브로에서 발매한 세 번째 타이틀이자 근작. 전작들에 비해 사운드의 질감이 조금은 더 두툼하고 풍부한 느낌은 준다는 것을 제외하면 기본적인 이 그룹의 음악적 특징은 이 앨범에서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리프나 코드 대신 사운드와 그것들이 중첩되어 만들어내는 효과가 중심이며, 각 곡마다 테마가 존재하지만 그것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진행 형식을 위한 테마와는 다른 형태다. 이는 포스트-락적인 특징과도 관련이 있다. 때문에 이들을 어떤 장르로 구분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재즈의..
Black Chamber – Black Chamber (Cult Classic, 2013) Brian McCauley (드럼), Chris Gustafson (베이스), David Binnig (트럼펫, 샘플) 등 폴란드 출신의 젊은 뮤지션으로 구성된 트리오. 무료로 공개한 샘플 몇 개 듣고 바로 고음질 음원으로 질러버림. 이들의 음악은 다분히 복합적이다. 사실 이들이 구사하고 있는 음악적 요소들 그 자체로만 본다면 새로운 것은 없다. 제한된 코드 위에서 모달을 근간으로 진행되는 프레이즈, 일렉 샘플링, 다운비트에서 분할되는 리듬 등을 두고 신선하다 혹은 새롭다고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기존의 음악적 요소들을 결합시켜 이들이 만들어낸 음악은 독특하다. 또한 여러 가지의 음악적 형식과 주제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은 이들만의 독특한 분위기에 녹아버린다. 무엇 하나 과도하게 욕..
Siri Gjære & Tord Gustavsen – Aire & Angels (C+C, 1999); Aire & Angels II (Bergland, 2002) 노르웨이 출신의 보컬리스트 시리 혜레와 피아니스트 토르트 구스타브센의 듀엣 레코딩들. 두 앨범 사이에는 약간의 시간차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컨셉트 자체는 동일하다. 구스타브센이야 워낙 유명하니까 시시콜콜 이야기는 필요 없을 듯 하고, 혜레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 ㅠㅠ 구글링 해봐도 최근까지 꾸준히 자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 외에는 별다른 정보가 없으니 이 또한 생략. 어떠한 경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10여년 전에 이 앨범들의 음원 몇 개가 국내에 돌아다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해외 결재 가능 카드 발급한 인간들도 꽤 됐던 것으로 기억. 음악원 재즈학부 학생 시절에 결성된 이 듀엣(오~ 혹시 CC? ㅎㅎ)은 이후 젊은 노르웨이 뮤지션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첫 앨범을 녹음하게 되었다고 한다..
Joe Cocker – I Can Stand a Little Rain (A&M, 1974)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 조 카커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웬 듣보 노땅? 하겠지만, 80년대 더블데크에 스마트 카세트 좀 꽂아본 사람이라면 추억 돋게 만들 이름. 당시 개봉했던 미국 영화 ‘사관과 신사’의 주제곡 “Up Where We Belong”을 제니퍼 원스와 듀엣으로 부른 이후, 아시아 극동에 위치한 반도의 반쪽 땅에 있는 모든 레코드 가게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여기에 그의 지난 곡들을 발굴해 소개하는 시도도 있었으니, 당시 저녁 8~10시 담당자 황인용 아저씨가 자주 틀어줬던 “You Are So Beautiful”이 대표적인 예. 바로 그 곡이 수록된 앨범. 영국의 술집 밴드의 보컬이었던 카커는 1969년 우드스탁을 계기로 유명해졌고, 이후 미국에서 발매한 앨범들마다 탑10에 진입하는 등의 성공..
Espen Eriksen Trio – What Took You So Long (Rune Grammofon, 2012) 노르웨이 출신들로 구성된 에스펜 에릭센 트리오의 2012년 앨범. 개인적으로 작년도 자라섬 페스티벌에서 이 그룹의 공연을 직접 보지 못했던 것이 가장 아쉬울 만큼,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러블리한 트리오. Lars Tormod Jenset (베이스)와 Andreas Bye (드럼)으로 구성된 이 트리오는 우리가 흔히 북유럽 피아니즘이라 부르는 특유의 음악적 색채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테마, 임프로, 반복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진행에도 불구하고 테마를 구성하는 아름다운 라인과 섬세한 코드 진행은 매우 인상적이다. 음 하나 하나 마다 고유한 각인을 세기듯 피아노의 왼손과 베이스의 울림은 정교한 화성을 만들어낸다. 그 효과는 마치 여러 색의 불빛이 하나로 모여 완성된 아름다운 빛줄기가 차가운 공기..
Raphael Imbert Project – Heavens: Amadeus & The Duke (Jazz Village, 2013) 클래식 곡을 재즈로 연주하는데 있어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두 가지 방식이 가능하다. 하나는 클래식 곡을 재즈의 문법에 근거해 재해석[혹은 재구성]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고(cf. Uri Caine), 또 하나는 단순히 재즈 스타일로 연주하는 것이다. 이 둘 중 무엇이 좋은 것이고 어떤 것이 후진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없다. 그냥 개인적인 취향과 선호만 존재할 뿐이다. 이 앨범은 후자에 속한다. 전작 Bach Coltrane에서 이미 행했던 연주를 이번 앨범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재연하고 있다. 대상만 달라졌을 뿐 그 방법까지 똑같다. 앨범을 듣다 보면 ‘우리는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는데, 이렇게도 할 수 있고, 또 저런 식으로도 할 수 있어요’라고 자랑을 늘어놓는 것 같다. ..
Hilde Marie Kjersem – A Killer for That Ache (Rune Grammofon, 2008) 노르웨이 출신의 싱어이자 송라이터인 힐데 마리 헤르셈의 첫 솔로 프로젝트 앨범. 이 앨범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할 것 같다. 하나는 초창기그녀의 TUB Quarttet 프로젝트 앨범과의 비교이며, 다른 하나는 이 앨범 이후 2013년 메이저에서 발표한 솔로 앨범과의 관계 속에서 이번 앨범을 감상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앨범이 헤르셈을 처음 접하게 된 앨범이라, 이 앨범 전후에 위치한 두 장의 레코딩은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Curling Legs에서 발매된 2004년 Red Shoes Diary 앨범의 경우 그녀는 재즈적 언어에 근거한 음악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녀가 선보인 여러 오리지널들을 비롯해 보컬리스트로서 또한 재즈적인 발성에 비교적 충실한 창법을 구사하고 있다. 반..
JazzCD.no – Jazz From Norway 6th Set (3CDs, 2014) 2002년 이후 2-3년 간격으로 꾸준히 발매되어 온 JazzCD.no 시리즈의 여섯번째 세트. 노르웨이는 재즈를 자국의 주요 문화 컨텐츠로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북유럽 재즈의 대표 국가라는 노르웨이의 위상은 전문 교육기관, 녹음 시설과 설비, 앨범 제작 등과 같은 사적 분야에서의 인프라는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지원만 봐도 알 수 있다. Norsk jazzforum이라는 비영리 단체를 통해 뮤지션들을 지원하고 있고, Odin 레이블 또한 정부 소유의 레코딩 회사다. JazzCD.no 시리즈는 자국의 재즈를 알리기 위해 발매된 프로모션용 컴필레이션이다. 정부 차원에서 이를 기획하고 타국의 레이블에서 녹음된 곡들의 수록과 관련한 협상 또한 외교부서를 통해 직접 진행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