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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atan Levy - Yonatan (Odradek, 2017) 미국에서 활동 중인 이스라엘 출신 뮤지션 조나단 레비(미국명 Jonathan Levy)의 데뷔 앨범. 18세에 베이스 연주자로 음악 활동을 시작해서 24세에는 자신의 소규모 스튜디오에서 제작자로도 나선다. 2002년부터는 중동 음악과 디스코 및 사이키델릭 등을 결합시킨 인디 록 밴드 Izabo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베이스 세션, 음반 제작자, 밴드 멤버 등의 다양한 음악 이력을 병행하며 이제 자신의 이름으로 첫 솔로 앨범을 제작하는데 이번에는 기타리스트로 녹음을 하게 된다. 또한 클래식 전문 레이블 Odradek의 재즈 디비전에서 조나단의 앨범이 발매되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일부 접해본 레이블의 재즈 음반들만의 특징일 수도 있겠지만, 표현에서의 즉흥적 자율성이나 맴버들 사이의 인터플레이보다는..
Thomas William Hill - Asylum For Eve (Village Green, 2017) 영국 작곡가 토마스 윌리엄 힐의 첫 Village Green 발매 앨범. 그리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레이블이 지금까지 발매한 타이틀이나 소속 뮤지션들의 면모를 보면 한 번 더 관심을 갖고 음반사의 활동을 살펴보게 된다. 토마스 또한 레이블의 이름을 다시 둘러보게 만드는 인물 중 한 명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비교적 최근까지 Wauvenfold와 Origamibiro 등의 그룹에서의 활동과 더불어 드라마 Doctor Who 시즌 7의 트레일러 곡을 포함한 다수의 미디어용 음악들을 다수 작곡했다. 나름 긴 시간 동안 지속되었던 그룹과 개인 활동 속에서 이번 앨범은 자신의 이름으로 발매되는 첫 솔로 앨범이라는 점에서 토마스 자신은 물론 레이블로서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과학 다큐 음악을 작곡했던 토..
Ben Lukas Boysen & Sebastian Plano - Everything (Erased Tapes, 2017) 독일 작곡가 벤 루카스 보이센과 아르헨티나 출신 세바스티안 플라노의 Erased Tapes 신보. 총 43개의 트렉에 3시간을 훌쩍 넘기는 러닝타임의 이 앨범은 영화 감독 David OReilly가 제작한 게임 Everything을 위한 음악을 담고 있다. 감독 자신의 2분 30초 짜리 단편 영화 The Horse Raised by Spheres (2013)의 모티브를 확장시켜 완성한 게임은 바이러스에서 우주의 별까지 모든 사물이 되어 관찰자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차츰 감정과 감각을 넓히면서 자기 주변의 타자에 대해 지각을 확장한다는 철학적 내용을 담고 있다. 10분 길이의 게임의 트레일러에는 영미 철학자 Alan Watts의 생전 음성이 나레이션으로 사용되었고 이례적으로 비엔나 단편 영화제 애니..
Toàn - Histós Lusis (Eilean, 2017) 영국에서 활동 중인 프랑스 작곡가 Anthony Elfort의 프로젝트 그룹 또안의 데뷔 앨범. 2010년 초반만 하더라도 안소니는 The Qiwu Selftet라는 활동명으로 재즈와 힙합을 결합시킨 다운템포의 트립합 음악을 선보였었는데, 최근에는 또안이라는 이름으로 예전과는 다른 음악적 스타일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얼마 전 3개의 트랙으로 이루어진 Variations désespérées d'événements cycliques en 3 parties (2016)라는 EP에서 안소니는 기존의 음악적 장르에서 벗어나 샘플링을 이용한 독특한 형식의 전자음악을 시도했고, 이번 앨범은 그의 아이디어들을 보다 구체화시킨 결과물로 보여진다. 조금 더 보충하자면 기존 EP의 두 번째 트렉 "VDEC2"에서 시도..
ADHD - ADHD 6 (self-released, 2017) 아이슬란드 출신 4인조 그룹 ADHD의 여섯 번째 앨범. 2008년에 Óskar Guðjónsson (s), Ómar Guðjónsson (g, b), Davíð Þór Jónsson (p, synth, b), Magnús Trygvason Eliassen (ds, perc) 등 네 명의 친구들로 결성된 그룹은 이듬해 발표한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과 더불어 아이슬란드는 물론 노르딕 재즈씬에서 커다란 주목을 받게 된다. 연이어 발표된 앨범들 마다 큰 호평을 받았으며 이 앨범은 2년 만에 발매된 신작이다. 재즈와 록의 경계에서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음악적 형식의 예는 이미 수 없이 많이 관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음악에서 매번 신선함과 독특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데뷔 이후부터 꾸준히 지속시켜 오고 있는..
Peter Cavallo - Human Frailty (Humanity, 2017)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작곡가 피터 카발로의 첫 공식 앨범. 많은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뮤지션들과 마찬가지로 카발로 역시 미디어용 음악을 작곡하며 케리어를 쌓아왔다. 하지만 카발로는 전통 기악 연주를 염두에 둔 곡들을 주고 작곡하고 있으며 실제로 오케스트라를 이용해 그의 작품들이 녹음되기도 했다. 실제로 그의 음악들은 고전음악의 문법에 기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클래식 작곡 관련 다수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동안 부분적이고 단편적으로 그의 곡들을 접했다면 이번 앨범은 하나의 테마를 중심으로 자신의 음악적 감성을 표출시키고 있다. 이 앨범은 카발로 본인이 직접 연주하는 피아노를 비롯해 바-비-첼의 현악이 함께하고 있다. 다만 규정된 특정 포맷에 의지하지 않고 곡의 성격에 따라 개별 악기들을 조합하여..
river breeze #20170708
Édouard Ferlet - Think Bach, Op. 2 (Mélisse, 2017) 프랑스 재즈 피아니스트 에두아르 페를레의 신보. 데뷔 초기에 선보였던 유러피언 취향의 실험적인 음악 작업과 더불어 페를레는 바흐 음악의 해체와 관련한 관심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이 앨범은 그 첫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Think Bach (2012)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바흐에 대한 음악적 고찰이다. 그 중간에 하프시코드 연주자 Violaine Cochard와 함께 Bach: Plucked/Unplucked (2015)를 녹음하기도 했는데, 클래식과 재즈의 대위적 위상차에 방점을 두고 진행된 연주라고 본다면, 앨범을 포함한 Think Bach 시리즈와는 조금은 상이한 음악적 스탠스에 기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재즈씬에는 수 많은 바흐 리바이벌 앨범들이 있었지만 바흐의 테마를 재즈의 진..
Ahmad Jamal - Marseille (Jazz Village, 2017) 1930년에 태어난 재즈 피아니스트 아마드 자말의 신보. 스튜디오 레코딩으로는 Saturday Morning (2013)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앨범으로, 재즈의 역사를 자신의 삶으로 관통하고 있는 노장이 충만한 음악적 에너지로 완성한 음반이라는 점에서 경이로울 뿐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함께 참여하고 있는 James Cammack (b), Herlin Riley (ds), Manolo Badrena (perc) 등의 라인-업이다. 최소 35년 이상 피아니스트와 함께 활동하였기에 개개인 모두 자말의 역사에 있어 음악적 페르소나와 다름 없는 인물들이다. 의례 오랜 활동 기간을 자랑하는 뮤지션들이 스스로 고착시킨 자신만의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미 전통처럼 인식되어진 관습에 의지한 진부한 연주를 예..
Dominic Miller - Silent Light (ECM, 2017) 기타리스트 도미니크 밀러의 ECM 첫 발매 앨범.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Sting의 기타리스트로 기억될 뮤지션이지만 솔로 데뷔 이후 20년이 훨씬 지난 시간 동안 자신의 이름으로 이룩한 음악적 진화와 성취는 도미니크 밀러를 하나의 음악 브랜드로 인식하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었다. 지난 Q-rious 레이블에서는 음악감독 혹은 연출자의 면모를 유감 없이 선보였다면 ECM에서의 첫 앨범에서는 뮤지션으로서의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데 최대한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밀러의 오랜 동료이자 드럼 및 퍼커션 연주자 Miles Bould가 제한된 영역 내에서 참여하는 것을 제외하면 앨범의 대부분은 스틸과 나일론의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는 밀러의 손끝에서 진행된다. 녹음 전에 연주 포맷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WhyOceans - Inmost Dens Of Emilie (PostYouth, 2017) 중국 마카오에서 활동 중인 포스트-록 그룹 와이오션스의 두 번째 앨범. 2005년에 결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음반을 통해 이들의 음악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At Land (2011) 이후 처음이다. 6년이라는 시간의 간격 사이에는 의외로 많은 변화들이 감지된다. 두 대의 기타, 베이스, 드럼에 키보드가 포함된 5인조 구성은 동일하지만 소소한 멤버의 교체를 거치면서 음악적인 내용은 물론 사운드 퀄리티 그 자체에서도 예전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전작의 어둠고 무거운 에소테릭한 분위기에 정돈되지 않은 지나친 사운드의 앰비언스가 그룹이 지니고 있는 음악적 진지함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던 아쉬움이 지배적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전혀 다른 그룹이라고 해도 될 만큼 많은 변화가 느껴진다. 가장 눈에 띄..
Ending Satellites - The Lost Tapes | Vol. B (self-released, 2017) 프랑스 뮤지션 Damien Dufour의 프로젝트 그룹 엔딩 새틀라이츠의 신보. EP로 발매된 The Lost Tapes | Vol. A (2014) 이후 3년만에 발매되는 레코딩이며 통산 세 번째 정규 앨범이다. 듀퍼의 음악은 포스트-록이라는 장르적 경향성 속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어쿠스틱 악기를 비중 있게 활용하거나 일정한 음악적 형식을 갖춘 진행 등을 종종 선보이고 있어 마치 가사와 보컬이 없는 얼트 록, 때로는 내러티브 형식을 지닌 앰비언트 연주를 듣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넓은 폭의 일렉트로닉 효과와 기타 사운드의 조합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정교하게 구성되는 여러 악기들의 밀도 있는 사운드 레이어는 듀퍼의 음악적 유니크함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는 균일한 음악적 톤을 유지하면서도 ..
Paolo Fresu & Uri Caine - Two Minuettos (Live in Milano) (Tǔk Music, 2017) 이탈리아 트럼펫 연주자 파올로 프레주와 미국 피아노 연주자 유리 케인의 Teatro dell'Elfo 실황을 담고 있는 듀엣 신보. 이미 십여 년 전부터 이들 두 뮤지션의 공동 작업들이 선보였고, 발표했던 앨범들 마다 호평을 받았던 것을 기억한다면 이번 레코딩은 라이브라는 환경 속에서 진행된 연주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전작들과는 다른 의미를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간혹 부트랙을 통해 이들의 공연 실황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프레주 자신의 레이블을 통해 앨범 발매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이들의 정식 라이브 레코딩은 처음이다. Things (2006)와 Think (2009)에서 이 둘은 어떻게 듀엣의 공간을 정의하고 활용하는지에 대해 선보였는데, 공연이라는 조건이라고 하더라도 이들이 지금까지 보여줬던 듀엣에..
Manos Milonakis - Festen (Moderna, 2017) 그리스의 작곡가 마노스 밀로나키스의 세번 째 솔로 앨범. George Papadopoulos와 듀엣으로 결성한 그룹 Your Hand in Mine에서는 주로 다양한 악기들을 이용한 민속적 소재의 연주를 들려줬다면 최근 몇 년 전부터 시작한 마노스의 솔로 활동에서는 현악에 기반한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음악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영상과 미디어 관련 분야의 음악 작곡을 주로 하는데 이번 앨범은 Thomas Vinterberg의 영화 Festen (국내에서는 The Celebration으로 알려짐)을 연극용으로 각색한 무대 음악을 수록하고 있다. 빈터베르그는 이 영화에서 현장의 실재가 영화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자신의 원칙에 따라 현장음 이외의 인위적 사운드의 사용을 배격했다. 물론 감독은 다음 영화에서 이..
Black Flak and the Nightmare Fighters - Once We Knew The World Well (self-released, 2017) 미국 유타주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신예 포스트-록 그룹 BFatNF의 데뷔 앨범. McKay Green & Sean Murphy (g), Dan Ibarra (b), Dallin Hunt (ds) 등 네 명의 젊은이들로 이루어진 이 그룹은 2015년 크리스마스에 결성되었다고 한다. 자신들이 포스팅한 사진을 보면 영락 없는 개러지밴드 지만 이 앨범에 담겨 있는 음악들은 포스트-록 계열의 대표적인 그룹들이 이룬 음악적 성취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놀라운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연주가 만들어 내는 사운드의 섬세한 텍스쳐는 물론 앨범 전체를 통해 자신들이 담고자 했던 메시지를 음악적인 이미지로 형상화하는데 있어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이들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이러한 메시지와..
The Echelon Effect - Signals (self-released, 2017) 영국 출신 David Walters의 프로젝트 그룹 디 에셜론 이펙트의 신보. 2009년 데스크 탑 컴퓨터로 제작한 음원들이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자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하여 매년 엄청난 분량의 정규 앨범과 EP들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이후 Sierra (EP, 2014)를 마지막으로 디 에셜론 이펙트의 활동은 잠시 휴지기를 갖지만 Aaron Gilbert와 Random Forest라는 그룹을 결성해 4장의 EP를 발표한다. 이번 앨범은 디 에셜론 이펙트의 이름으로 3년만에 발매한 풀 타임 정규 일곱 번째 앨범다. 일렉트로닉에 기반한 앰비언트적 베이스를 바탕에 두고 있으면서도 포스트-록적인 표현들을 활용해 독특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선보였던 월터스는 이번 앨범에서도 자신만의 직관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