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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
Airelle Besson, Édouard Ferlet, Stéphane Kerecki - Aïrés (Alpha, 2017) 클래식 전문 레이블 Alpha에서 발매한 에렐 베송 (tp), 에두아르 페를레 (p), 스테판 케렉키 (b)의 트리오 앨범. 이미 각자의 분야에서 고유한 음악적 성과를 축적해온 세 명의 프랑스 출신 뮤지션들이 클래식과 재즈를 접목시킨 콘셉트의 앨범을 발표한다. 두 장르의 음악적 접합 시도는 오래전부터 있었고 나름 주목할 만한 성과들도 상당하기 때문에 이러한 작업 자체가 큰 이슈가 되긴 힘든 것도 사실이다. 피아니스트 페를레 역시 바흐에 대한 일련의 구조주의적 해체 작업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듯이(cf. Think Bach, Op. 2 (2017)), 두 장르의 접합은 결국 방법론에 관한 질문에 뮤지션들 스스로 자신들의 답을 제시하는 방식에서 판단의 기준 또한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접..
Tingvall Trio - Cirklar (Skip, 2017)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팅발 트리오의 통산 일곱 번째 앨범. 스웨덴 출신 Martin Tingvall (p), 쿠바의 Omar Rodriguez Calvo (b), 독일인 Jürgen Spiegel (ds) 등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뮤지션들로 구성된 팅발 트리오의 음악은 전체 재즈 트리오의 지형 속에서도 매우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지금까지 작곡의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팅발의 경우 우리가 흔히 연상할 수 있는 북유럽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들과 정서적 접점을 형성하면서도 동시에 그 표현에서는 일정한 거리를 취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물론 베이스의 라틴적 근원이나 드럼의 록 취향이 반영된 결과일 수도 있지만 트리오 그 자체의 음악적 총합을 봤을 때 이러한 개별적 요소들이 크게..
Mammal Hands - Shadow Work (Gondwana, 2017) 영국에서 활동 중인 3인조 트리오 맘멀 핸즈의 통산 세 번째 앨범. 특이한 팀 이름만큼이나 Jordan Smart (sax), Nick Smart (p), Jesse Barrett (ds) 등으로 이루어진 편성의 독특함을 보여주고 있다. 소프라노 색소폰을 주로 이용하여 테마와 라인을 구성하는 이들의 음악을 듣다 보면 초기 Oregon이 자연스럽게 떠올리기도 한다. 마치 오리건의 음악적 특징들을 압축하고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는 인상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음악적인 내용에 있어서도 민속적인 테마나 클래식의 실내악적 규범 등을 활용하면서도 재즈의 음악적 확장성에 의지하는 진행 방식 등은 무척 유사하기도 하다. 다만 매멀 핸즈의 경우 재즈의 자율성을 강조하는가 하면 진행에서 보다 더 유기적인 응집력을 발..
Stefano Guzzetti - (encore) Ensemble (Stella Recordings, 2017) 지중해 연안 이탈리아의 섬 사르데냐 출신의 작곡가 스테파노 구제띠의 신보. 2010년 초, 영상 관련 음악들을 작곡하며 나름의 음악적 경력을 넓혀왔던 스테파노는 2014년에 자신의 이름으로 첫 타이틀 At Home. Piano Book (2014)을 발표한다. 이번 앨범과는 음악적 구성이 상이하지만 이 데뷔 앨범은 스테파노의 음악적 지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피아노를 이용한 일상적 관념의 형상화를 네오클래식 혹은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언어로 서술하고 있다. 이번 앨범은 기존의 피아노 솔로 곡을 공연에서 실연 가능한 실내악으로 재구성한 앨범이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작은 앙상블 형식의 앨범은 그의 두 번째 앨범 Ensemble (2015)에서 처음 선보였고 이후 그의 음악 활동에서 ..
mind scape #20171223
We Stood Like Kings - USA 1982 (Kapitän Platte, 2017) 벨기에 출신의 4인조 포스트-록 그룹 WSLK의 세 번째 앨범이자 신보. 이미 하나의 유형화된 스타일로 고착된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을 받게 하는 포스트-록이라는 음악적 경향성 안에서도 WSLK는 자신들 만의 고유한 음악적 유니크함이 돋보인다. 특히 피아노의 역할을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그 비중 또한 중심적이기 때문에 음악적 스타일이나 사운드의 질감 면에서 다른 그룹들과의 확연한 차이점을 부각하고 있다. 듣기에 따라서는 70-80년대의 프로그레시브 음악의 다양한 느낌들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본인들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어느 정도 의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미지 중심의 사운드 스케이프 대신 피아노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음악적 내러티브를 강조하는 드라마틱한 진행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WSLK의 ..
Hammock - Mysterium (Hammock Music, 2017) Marc Byrd와 Andrew Thompson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그룹 해먹의 신보. 2005년 결성된 이후 자신들의 음악적 세계관을 꾸준하게 펼치고 있으며, 몇 년 전에는 자신들의 레이블을 설립하여 지난 작업들을 리마스터링 재발매하는가 하면 음악적인 지향이 유사한 뮤지션들을 지원하기도 한다. 올해만 해도 이번 앨범을 포함해 Columbus OST (2017) 등 두 장의 풀타임 리코딩이 발매했다. 해먹은 흔히들 앰비언트 계열의 포스트-록 그룹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클래식적인 엄밀한 음악적 규범 속에 록의 요소들을 활용해 자신들만의 고유한 공간감과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해먹 특유의 유니크함은 늘 강조되고 있다. 해먹 음악에서 이와 같은 통합적 특징들이 이번 앨범에서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드러나고 있..
Tony Tixier - Life of Sensitive Creatures (Whirlwind, 2017) 프랑스 재즈 피아니스트 토니 틱시에의 신작. 본인의 타이틀로는 Dream Pursuit (2012)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앨범이다. 쿼텟 편성의 전작과 달리 이번 신보에서는 Karl McComas-Reichl (b), Tommy Crane (ds) 등이 참여한 트리오 포맷으로 리코딩을 진행했다. 전작에서는 포스트-밥의 언어기 기초한 다소 전통적인 지반 위에서 연주를 진행한다는 인상을 줬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조금은 더 모던한 느낌을 전하고 있다. 이는 그의 데뷔 앨범이자 트리오 녹음인 Fall in Flowers (2006)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이러한 음악적 지반의 미세변동에는 쌍둥이 형제 Scott Tixier와 함께 진행한 장르 통합적인 일련의 음악 프로젝트(ex. Moon Paradox)의 결..
Crawl Across The Sky - The Silent God (self-released, 2017)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뮤지션 Nathan Kwon의 포스트-록 프로젝트 CATS의 신보. 사실상 원 맨 밴드나 다름없는 나단의 음악 활동은 CATS 외에도 각기 상이한 음악적 지향을 지닌 여러 개의 프로젝트 작업들을 통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CATS의 경우에는 앰비언트적인 요소들을 활용한 포스트-록의 특징들을 강하게 부각하고 있다. 비교적 짧은 음악 커리어에도 불구하고 홈 리코딩의 특징을 살려 다수의 곡들을 발표하고 있어 그의 음악적 개요를 개괄하기란 쉽지 않지만, 이번 앨범에서 보이는 특이점을 관찰하기란 그리 어렵지는 않다. 이미 예전에도 하나의 주제를 다른 방식의 편곡과 연주로 버전을 분화시키는 방식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이번 앨범의 경우에는 다섯 개의 메인 테마를 적게는 3개에서 5개까지..
Chaz Knapp - Withheld (1631 Recordings, 2017) 미국에서 활동 중인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뮤지션 채즈 냅의 신보. 2000년대 초반에 데뷔하여 Our Brother The Native와 Oxalis 등의 프로젝트 활동 중간에도 개인적인 작업들을 꾸준히 발매했지만 Analogue 1 (2013) 앨범을 음원 형식으로 발표한 이후 사실상 그의 이력은 전무하다. 최근에는 사진작가인 아내와 Varied Frequencies라는 개인 레이블을 설립하고 이번 앨범을 발표했는데, 1631 Recordings가 재발매 형식으로 그의 신보 유통을 담당하여 4년 만에 채즈의 작업이 선보이게 된 것이다. 짧지 않은 음악적 공백에도 불구하고 채즈 특유의 내면적 집착이 강하게 묻어나는 음악적 특징들은 여전하다. 깊은 사색으로 인도하는 차분한 사운드와 긴 호흡으로 전개되는 라..
M. Craft - Blood Moon Deconstructed (Heavenly, 2017)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 중인 호주 출신 Martin Craft의 솔로 신보. 2000년대 초반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한 이후 작곡가와 프로듀서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면서도 M. Craft라는 이름으로 개인적인 프로젝트 앨범들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모하비 사막에서 녹음한 Blood Moon (2016)의 음악적 모티브와 테마들을 재구성한 것이다. 전작의 경우만 하더라도 기존에 마틴이 자신의 이름으로 선보였던 음악들, 즉 포크나 인디적인 성향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장르적 특징을 시도한 흔적들이 역력했다. 이번 앨범은 어쩌면 마틴의 음악적 변화를 더욱 본격화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번 앨범은 흔히들 하는 단순한 리믹스나 첨삭 수준의 작업을 훨씬 넘어선다. 사실상 전작과 연이어 비교를 해도 그..
Blak - Between Darkness And Light (Elusive Sound, 2017) 스페인 출신 Eloi Casellas가 주축이 된 신생 3인조 포스트-록 그룹 블락의 데뷔 앨범. 2015년 온라인 상에서의 프로젝트 작업으로 처음 시작된 이들의 활동은 Elusive Sound 레이블의 제안으로 마침내 엄청난 결실을 맞이하게 된다. 3인조라는 가장 기본적인 구성으로 이들이 만들어낸 작업의 결과물은 의외로 신선하고 놀랍다. 흔히들 포스트-록 그룹에게서 기대하는 고유한 사운드의 텍스쳐나 톤을 구성하는 방식은 이미 높은 완성 수준에 도달해 있다. 긴밀한 내적 응집력은 물론 밀도감이 느껴지는 깊이 있는 사운드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있다. 규모에 어울리는 사운드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지만 자신들 스스로 과도함의 경계에서 물러설 줄 아는 클레버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때문에 이들이 ..
Alex Stuart - Aftermath (Jazz Family, 2017) 파리에서 활동 중인 호주 출신 기타리스트 알렉스 스튜어트의 신보. 2005년 재즈 씬에 데뷔한 이후 줄곧 프랑스를 대표하는 뮤지션들과의 협연으로 나름의 음악적 성과를 축적해왔던 경력을 염두에 둔다고 하더라도 이번 앨범은 스튜어트 자신의 음악적 연출력에 보다 큰 방점을 찍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특히 트럼펫과 색소폰의 역할을 부각한 쿼텟 라인업 구성이라든가 앨범 전체의 음악적인 내용에 있어서도 기존 자신의 작업과는 일정한 거리를 취하고 있어 보인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재즈의 음악적 개방성에 보다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개방적 태도는 새로운 조합의 시도로 나타난다기보다는 기존의 실험들을 재구성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다. 구체적인 요소들에 있어서는 포스트-..
King Capisce - Memento Mori (Lamplight Social, 2017)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5인조 밴드 킹 카피셰의 세 번째 정규 앨범. Roshan Lal (b), Thomas Ashfield (ds), Tim Feben (g & synths) 등의 전통적인 락 기반에 Richard Harrison과 Alex Baker 등 두 명의 색소폰 연주자가 함께하고 있는 독특한 포맷의 밴드이다. 엑스페리멘탈한 락 사운드 위에 관악 섹션의 라인과 임프로바이징을 덧입혀 자신들만의 고유한 음악적 특징을 완성하고 있다. 이들이 데뷔 앨범 King Capisce (2010)에서 보여줬던 다소 터프한 면모들은 시간을 거치면서 보다 더 밀도 있는 사운드로 진화하게 된다. 초기의 사이키델릭한 면모들은 상대화되었지만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에 대한 응집력은 더욱 공고해진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lazy day #20171119
lazy day #2017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