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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ichael Wollny, Emile Parisien, Tim Lefebvre, Christian Lillinger - XXXX (ACT, 2021)

신서사이저/로드/피아노 Michael Wollny, 색소폰 Emile Parisien, 베이스/일렉트로닉 Tim Lefebvre, 드럼/퍼커션 Christian Lillinger 등이 모여 쿼텟으로 녹음한 앨범. 슈퍼 쿼텟이라는 이름으로 불러도 과언이 아닌 이런 라인-업으로 녹음을 한 것도 놀랍지만, 이들이 모여 우리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이들이 예전에 들려줬던 음악을 상상한다면 이번 앨범의 첫 트랙을 듣는 순간부터 놀라움을 넘어서 당혹스러움을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다. 가장 큰 당혹스러움은 사운드 그 자체에 있다. 미하엘이 신서사이저나 로드 연주를 선보인 적은 예전에도 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그 사운드가 전면에 나섰고 상당히 공격적인 톤으로 연주되고 있다. 에밀의 색소폰은 마치 디스토션과 이펙트가 걸린 듯한 날 선 톤으로 연주되고 있고, 크리스티안의 더럼 또한 비트 시퀀싱을 이용해 비정형적인 패턴을 만들어낸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미하엘이 사용하는 키보드의 사운드는 다분히 올드 스쿨에 해당하는 고전적인 전자악기의 것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들려주는 앨범이 7, 80년대의 재즈-록을 재현한 것도 아니고, 본격적인 일렉트로닉이라고 하기에는 재즈가 지닌 고유의 문법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악기의 음향을 비롯해 리듬, 멜로디, 화성 등은 통념적으로 알고 있는 재즈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은 새로운 사운드 필드에서 임프로바이징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접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장르적 특성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최근 Floating Points와 Pharoah Sanders의 협연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임프로바이징의 공간을 내재화하고 이를 공격적으로 확장한다는 측면에서는 이번 앨범이 훨씬 더 이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안에서 이들이 활용하고 있는 언어와 표현은 상당히 급진적인 것들임은 분명하다. 이와 같은 접근이 재즈가 지닌 확장적 성격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이후 이들의 실험이나 그 반향을 보며 판단해야겠지만, 모든 것을 다 떠나 이번 앨범 그 자체만의 효과는 커버 아트의 향정 효능과 비슷할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된다. 마지막 트랙 "Nostalgia for the Light"에서 보여준 미하엘의 연주와 시퀀싱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그가 새로운 장르적 접근을 시도해도 매력적일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202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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