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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Nils Frahm - Graz (Erased Tapes, 2021)

독일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Nils Frahm의 앨범. 순수 피아노 솔로로 녹음된 이번 앨범은 Piano Day 2021 시작일인 3월 29일에 맞춰 발매되었다. 피아노의 건반 수인 88번째 날에 맞춰 진행되는 연례행사는 공식적으로 올해 여섯 번째이며, 주최 측의 오피셜 프로그램이 존재하지만 아마추어와 프로 모두 자율적으로 온-오프 라인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전 세계적인 개방형 축제다. 이를 처음 제안한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닐스 자신으로 공식 첫 행사가 열린 2016년부터 오피셜 플레이-리스트의 첫 트랙을 담당한 상징적 인물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 소속 뮤지션들을 지원하는 Erased Tapes 레이블 또한 큰 역할을 담당한다. 이 앨범은 시기적으로 그의 첫 피아노 솔로 The Bells (2009)와 Wintermusik (2009) 발매 직후에 녹음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앨범의 녹음과 발매에 1-2년의 시간 차이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에 닐스의 음악적 사고가 어떻게 구체화하고 피아노라는 단일 악기가 지닌 표현의 다양성에 대해 얼마나 많이 고민했는지를 이번 녹음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이 앨범에는 이후 그의 음악적 아이디어가 발전한 최초의 모티브와 그 원형도 관찰할 수 있으며, 세상에 그의 이름을 주목하게 만든 Felt (2011)와의 연관을 생각해본다면 이미 그 시기에 닐스는 자신의 음악적 방향성에 대한 나름의 완성된 사고와 전망을 확실히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기록이다. 이 앨범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공간의 음향학적 울림을 정밀하게 조율한 사운드 그 자체다. 앨범의 타이틀인 Graz의 스튜디오는 16개의 마이크와 64개의 스피커를 통해 앰비언스의 다양한 매개 변수를 조정할 수 있는 가변형 음향 시스템을 갖춘 곳으로 리버브의 길이를 피아노 연주의 의도에 맞게 생성할 수 있는 특징을 갖췄다고 한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 심오하게 연출되는 공간의 분위기는 피아노가 지닌 폭넓은 음역대의 사운드를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서적 배경을 보다 풍부하게 묘사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순수한 어쿠스틱 팔레트 위에 그려진 몽환적 판타지를 보는 듯한 경험을 선물해주는 앨범이다.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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