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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ic Moon - Moonchild (Archives, 2023)

komeda 2023. 9. 20. 20:24

 

Logic Moo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독일 전자음악가 Tobias Lorsbach의 앨범.

 

최근 들어 동료 뮤지션들과의 여러 협업에 집중했던 모습을 보여줬던 토비아스가 오랜만에 LM의 타이틀로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Archives를 통해 6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작업이기도 하며, 지금까지의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집약하면서도 구체화하는 모습을 담고 있어, 앰비언트 장르로 귀화한 이후 더욱 정교해지는 LM의 최근 행적을 밀도 있게 포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과거 밴드 활동 시절의 경험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기타를 활용한 레이어에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클래식적인 접근에 기반한 작법을 통해 LM의 공간을 구성하는 등, 보다 섬세해진 토비아스의 음악적 세계관을 담고 있는 듯하다.

 

웨이브 폼이나 펄스 위드는 물론 필터 컷-오프의 변화조차 상당히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여고 있어, 사운드 자체의 고유한 캐릭터를 지속하며 다른 레이어와의 중첩을 통해 연출하는 공간적인 움직임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통해 밀도 있는 음악적 호흡을 이어간다. 그만큼 개별 레이어를 구성하는 사운드 자체의 상징성을 강하게 부각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음향들은 각자의 웨이브 특성은 물론 고유한 텍스쳐까지 지니며, 서로에 대한 연관과 구성을 구체화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기타 사운드는 다른 소스들에 비해 상대적인 자율성을 지니는 것이 특징이다. 일련의 구성적인 진행과 흐름 속에서 고유한 밀도를 완성해 가는 일렉트로닉의 음향들과의 연관 속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세밀한 기악적 특성을 부각하는가 하면, 조심스러운 라인을 통해 곡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등의 역할을 보여주기도 한다.

 

대위적인 연관을 지닌 개별 소스들의 중첩을 통해 완성한 섬세한 드론은 마치 사운드스케이프와도 같은 고유한 플로우를 보여주며, 그 자체로 하나의 음악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와 같은 드론의 움직임은 느린 흐름의 멜로디 전재와 연관을 이루며 일련의 코드 진행의 정합성을 보여주며, 나름의 방식으로 음악이 담고자 하는 이미지의 구체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전자 음향을 활용한 접근을 보여주면서도, 기존 연주 악기들의 엔벌로프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고, 사운드 또한 그와 관련한 익숙함을 전제로 하고 있어, 때로는 하나의 실내악적 엄밀함을 기반으로 완성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경계적 특성은 익숙함과 낯섦이 대면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며, 때로는 미묘한 기시감을 연출하는가 하면, 실재와 가상의 흐릿해지는 접점에서 안갯속 풍경과도 같은 독특한 몽환을 완성하기도 한다. 때문에 음악은 이미지너리 하면서도 신비감에 쌓인 기억을 연상하게 하는 경험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이는 각 트랙의 독특한 표제와 맞물리며 풍부한 상상력을 개방하기도 한다.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구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섬세함을 더해, 밀도와 깊이를 지닌 음악적 분위기를 완성하고 있다. 느리고 고요한 웨이브의 움직임이 만들어 내는 깊이 있는 사색적인 공간은 인상적이며, 그 안에 기악적 특성을 활용해 반영한 구체성을 지닌 절제된 시적 표현 또한 매력적이다. 다양한 음악적 작법을 통해 마치 과거와 현재가 접점이 이루는 기억의 몽환을 묘사한 듯한 앨범이다.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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