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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Enrico Rava - Edizione Speciale (ECM, 2021)

이탈리아 트럼펫 및 플루겔호른 연주자 Enrico Rava의 라이브 앨범. 1939년생인 엔리코의 이번 녹음은 자신의 80세 생일과 ECM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9년 여름에 있었던 실황을 담고 있다. The Pillim And The Stars (1975)를 시작으로 레이블과 관계를 맺었고 최근까지만 해도 Joe Lovano와 함께 Roma (2019)를 녹음했으며, 지금까지 ECM을 통해 수많은 마스터 피스를 선보인 대표적인 뮤지션이기에 이번 녹음의 의미는 특별하고 남다를 수밖에 없기에 '특별판'이라고 정한 앨범 타이틀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와 같은 특별함을 기념하기 위해 연주에는 기타 Francesco Diodati, 베이스 Gabriele Evangelista, 드럼 Enrico Morello 등 기존 엔리코의 쿼텟 멤버들에 더해 테너 색소폰 Francesco Bearzatti와 피아노 Giovanni Guidi가 참여해 확장된 라인-업으로 진행되었다. 너무나도 강력한 존재감을 지닌 리더 때문에 신구의 조화라는 표현이 무색하지만, 나름 엔리코로부터 영향을 받은 새로운 활력들을 통해 무대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공연의 의의 또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앨범 타이틀이 지닌 의미를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선곡에 있다. 재즈의 언어에 가장 큰 격변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던 1960년대 초에 활동을 시작하여 이탈리아라는 독특한 위치에서 그 흐름을 포착했던 엔리코의 삶은, 어찌 보면 주변부처럼 비칠 수도 있었겠지만, 그 본류에 온몸을 던지는 한편 자신만의 유니크 한 관점을 발전시켜 재즈 역사의 중요한 일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앨범의 레퍼토리는 마치 엔리코의 음악적 삶을 요약하기라도 하듯 6말7초의 프리 블로우를 대변하는 곡에서부터 아프로-쿠반 스타일로 대변되는 민속적 테마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선곡은 물론 자신의 최근 영감이 반영된 오리지널 등도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 라이브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포스트-밥의 정통적인 구성에 개별 공간의 자율성을 극대화한 프리 재즈의 역동적 표현에서부터 엔리코 특유의 낭만적 서정을 담아낸 연주에 이르기까지 그 스타일 면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집단적 합의와는 별개로 개별적 자율성을 최대한 개방하고 있어 시종일관 열띤 상호 개입과 활기에 찬 표현들이 등장해 현장감을 살린 연주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Edizione Completa가 발매된다면 이보다 더 흥분될 일은 없을 것이다.

 

202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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