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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Erlend Viken, Jo Berger Myhre, Thomas Strønen - Djupet (OKWorld, 2022)

노르웨이 민속 현악기 피들 연주자 Erlend Viken, 베이스 연주자 Jo Berger Myhre, 드러머 Thomas Strønen 트리오의 앨범. 요와 토마스에 대해서는 별다른 부연은 없어도 될 정도로 노르딕 재즈 신에서 중요한 인물들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들은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해당 장르의 언어와 표현을 내밀화함과 동시에 그 경계의 확장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는 에를렌드와 함께 트리오 포맷으로 녹음을 진행하고 있어, 재즈의 장르적 경계를 재확인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이들이 보여줬던 북유럽 특유의 내밀한 공간 활용을 재현하고 있어 여러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애초에는 무대 공연을 위한 요와 에를렌드의 듀엣으로 기획되었던 프로젝트가 녹음 과정에서 토마스가 참여해 트리오로 확장된 것으로, 수록된 전체의 곡은 두 현악 연주자들의 오리지널로 이루어졌다. Jazzland의 서브 레이블인 OKWorld에서 발매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앨범은 에를렌드의 피들 연주가 더해진 민속적인 테마를 바탕으로 현악과 타악이라는 단순한 구성을 이용해 에소테릭 한 음악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민속적인 테마를 우위에 두면서도, 이와 같은 주제들이 어떻게 현대적인 공간적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음악적 표출을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위해 피들의 연주를 현대적인 언어와 문법으로 재현하는 전략 대신, 그 온전한 표현을 보전하면서 주변 악기들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 가능한 다양한 효과를 탐색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때문에 피들 외 베이스와 드럼이 보여주는 직관적 개입과 대응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며, 실제로 이들이 이루는 다양한 방식의 조화와 균형을 통해 예상외의 폭넓은 음악적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다. 특히 더블 베이스와 피들 두 현악기가 대비를 극적으로 활용하는데, 이는 단순히 톤과 텍스쳐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주법의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효과 또한 포함하고 있으며, 민속적인 테마를 중심에 두고 두 악기는 다양한 대비의 활용은 물론 폭넓은 조합을 활용하며 표현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이러한 두 현악기 사이의 균형을 드럼과 타악이 담당하고 있다는 점은 어쩌면 당연하다. 테마나 진행의 성격에 맞게 우연하고 창의적인 리듬 패턴을 운영하는 동시에 여백에 존재하는 공간의 이미지를 구체화함으로써, 곡이 지닌 음악적 콘텍스트를 명확하게 부각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악으로만 구성된 라인에 임팩트와 텐션을 형상화하는 등 음악적 세밀함을 완성하는 능동적 개입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긴밀한 상호 의존적 대응을 통해 민속적 특징을 극적으로 부각하는가 하면, 때로는 실험적인 구성 속에서 에소테릭 한 모티브로 전화하는 등, 무척 유연한 변모와 폭넓은 양식을 선보인다. 이와 같은 변모와 양식은 트리오의 언어 속에서 긴밀한 연관을 보여주며 서로 통합된 표현을 보여주고 있어, 음악적 내밀함과 그 안에 흐르는 농밀한 긴장만으로도 인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20220315

 

 

 

related with Jo Berger Myhre (as Hitra, Splashgirl)

- Splashgirl - Field Day Rituals (Hubro, 2013)

Hitra - Transparence (AMP, 2021)

 

 

related with Thomas Strønen

- Thomas Strønen & Time Is A Blind Guide - Lucus (ECM, 2018)

- Thomas Strønen, Ayumi Tanaka, Marthe Lea - Bayou (ECM,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