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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Hitra - Transparence (AMP, 2021)

아이슬란드 기타리스트 Hilmar Jensson,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Alessandro Sgobbio, 노르웨이 베이시스트 Jo Berger Myhre와 드러머 Øyvind Skarbø 등으로 이루어진 쿼텟 Hitra의 앨범. 최근 발매가 되었지만 녹음은 2017년에 이미 이루어졌으며, 그 시기를 전후 이들은 여러 차례의 공연을 함께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평소 실험적인 표현과 즉흥적 확장을 자주 선보였던 힐마르와 알레산드로가 만났고, 여기에 유연한 음악적 묘사와 감각적 재능을 지닌 요 버거와 외위빈이 더해졌으니 히트라의 음악은 그 라인-업만으로도 스타일을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막상 음악을 들어보면 이러한 예상은 맞지만, 늘 그렇듯 이들의 음악적 상상력은 우리의 한정적 사고를 훨씬 뛰어넘는다. 표현은 개방했지만 코드나 스케일로 그 영역을 한정함으로써 내밀한 공간을 구성하고, 라인이 서로 상층적인 화성의 대위를 이루는 순간에도 일정한 규칙적 패턴을 제시함으로써 관계의 긴장을 지속시킨다. 때문에 흔히 분류되는 프리재즈나 아방가르드와는 다른 장르적 결을 보여주는 것이 히트라의 특징이다. 합의적 공간에서의 테마 구성은 명료하고 공간의 균형을 이루는 규범적 준칙은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합의에 근거한 자율적 표현은 단순히 한 개인의 임프로바이징의 계기에만 집중되지도 않고, 오히려 집단적 창의의 영역에 더 집중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면 이와 같은 측면들이 연주와 음악 그 자체에 이미지너리 한 묘사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이들은 연주 악기의 기본적인 톤이나 표현 외에도, 사운드 이펙트에 가까운 음향의 스케치에도 세밀한 정성을 기울이며 그 효과와 반향을 활용하는 모습도 과감하게 보여준다. 특히 서로 균등한 범위의 공간이 중첩된 레이어에서 공유하는 듯한 방식으로 이루어진 믹싱이나, 넓은 홀 정 중앙 한정된 영역에 무대를 배치하고 바로 그들 앞에서 음악을 듣는 듯한 모습으로 완성된 마스터링은 히트라의 연주에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하다. 일회성 프로젝트로 끝나기에는 아까운 조합이다.

 

 

202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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