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기타리스트, 작곡가, 전자음악가 Federico Mosconi의 앨범. 페데리코의 음악 경력은 독특하다. 기타리스트로서 전문 교육을 받고 오케스트라와 앙상블과 협연도 벌였고, 작곡 학위도 보유하여 무대 음악은 물론 관현악을 위한 작품 등 현대 작곡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그의 경력에서 이색적인 점은 6인조 Cardew Ensemble의 활동으로, 일렉트로-어쿠스틱 계열에 즉흥적 모티브를 활용한 색다른 음악적 실험을 선보인 적도 있다. 이번 앨범은 장르적으로는 일렉트로닉 계열로 구분될 수 있지만, 한편에서는 지금까지 페데리코가 펼쳤던 다양한 음악 활동들을 전자 장치를 이용해 총괄하는 듯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전자 악기를 메인으로 활용하고 여기에 일렉트릭 및 어쿠스틱 기타를 더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사운드는 일렉트로닉 특유의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페데리코가 일상적인 전자음악의 규범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5분 전후, 또 긴 곡의 경우 13분에 이르는 진행 속에서 다양한 모티브들이 변화를 이루는 듯한 치밀한 구성을 보이기도 하며, 그 과정에서 구현되는 사운드는 마치 일렉트릭 오케스트레이션과 같은 풍부한 톤과 질감을 선보이며 느낌을 달리한다. 애트모스페릭한 텍스쳐가 드론 스웰의 무거운 기층으로 자연스럽게 바뀌는가 하면, 배경을 이루던 미세한 사운드 스케이프가 어느새 메디테이티브한 앰비언스를 연출한다. 전자 사운드 또한 고전적인 일렉트로닉을 복원한 것 같은 순간이 있는가 하면, 전통적인 기악의 질감을 묘사하는 등 세심한 디자인이 이루어졌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다채로운 톤 속에서 이루어지는 연속적 진행이라 이는 마치 교향시를 경험하는 듯한 느낌이며, 이런 대목에서는 모던 클래시컬의 경향적 특징은 물론 현대 작곡의 일면을 감상하는 느낌도 경험하게 된다. 특히 어쿠스틱 기타 연주의 라인이 메인 테마를 이루는 "Dance of Slow Waters"는 전체 앨범에서 가장 이질적이면서도 두드러진 곡으로, 페데리코의 음악이 지닌 다면적 특징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페데리코 개인은 물론 장르 내의 훌륭한 성과로 꼽기에 손색없는 앨범이다.
20210402
related with Federico Mosconi
- Federico Mosconi - Air Sculptures (Lost Tribe Sound,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