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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Hollie Kenniff - The Quiet Drift (Western Vinyl, 2021)

미국/캐다나 뮤지션 겸 보컬리스트 Hollie Kenniff의 앨범. Goldmund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남편이자 레이블 동료인 Keith Kenniff도 그렇지만, 부부가 Mint Julep라는 듀오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인디-팝 취향의 일렉트로닉과 달리 각자의 솔로 활동에서는 앰비언트 계열의 독창적인 사운드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앨범에서 홀리는 기타, 베이스, 신서사이저 등을 연주하며 곡에 몽환적인 보이스 허밍을 레이어링 하여 전작인 The Gathering Dawn (2019)에서 보여줬던 독특한 분위기를 재현하고 있다. 홀리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은 부유하는 듯한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이는 사운드가 연출하는 공간적인 느낌이면서 동시에 포스트-록, 일렉트로닉, 앰비언트 등 다양한 장르적 요소들을 포괄하면서도 그 어디에도 귀속되지 않는, 마치 그 관계와 연관 사이를 떠돌아다니는 듯한 특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러한 모습을 누구보다 잘 관찰하고 있는 사람이 홀리 본인일 것이며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고요한 표류'라고 이름 붙여진 앨범의 타이틀이 아닐까 싶다. 각각의 악기와 보이스가 발성하는 사운드의 서로 다른 톤과 텍스쳐는 이와 같은 부유하는 듯한 분위기를 극적으로 연출하면서, 동시에 나선을 이루며 서로를 끌어당기는 듯한 정교한 유기적 연관을 보여줌으로써 몽환적인 이미지를 그려내기도 한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이와 같은 표현들이 일상적 경험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홀리 자신의 정서를 반영하는 이중적인 성격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개별 악기의 사운드를 조심스럽게 전면에 부각하면서 묘사적인 표현의 디테일을 내세우는가 하면, 이어지는 공간적 하모니를 통해 그 느낌을 다면적으로 그려내기도 한다. 때문에 전체적인 느낌과 분위기만 전달될 뿐, 무엇인가를 유도하거나 강요하지 않는 여백이 앨범의 큰 미덕이 아닐까 싶다. "Under the Loquat Tree"와 "Unfolding"에서 남편 키스의 피아노가 함께 공간을 채우는데, 이들이 듀오로 활동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서 이루어진 협연이라 특별히 인상적이다.

 

202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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