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Jeff Greinke - Other Weather (Spotted Peccary, 2021)

미국 뮤지션 Jeff Greinke의 앨범. 기타와 피아노 연주자는 물론 재즈에서 전자음악과 월드뮤직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지만 그래도 제프를 특징짓는 영역은 30년 이상 이어온 기상과 관련한 일련의 시리즈들이 아닐까 싶다. 이번 앨범 또한 그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기에 관한 것으로, 개별 곡들 역시 특정한 기후와 상황을 염두에 둔 표제적 성격도 강하다. 개인의 주관적 경험과 그에 따른 감정이 개입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흔히들 말하는 보편적 정서에 기반을 둔 관찰자적 시선을 보여주고 있어, 흐린 날씨에 조증이 충만하는 식의 일탈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주로 피아노를 사용해 날씨에 따른 작가의 심리변화를 표현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연주악기들을 통해 앙상블을 구성하거나 전자악기의 효과를 이용해 그 디테일을 완성한다. 피아노 사운드 또한 분위기나 주변 악기와의 조화를 고려해 미세하게 튜닝한 흔적도 엿보인다. 하나의 곡에서 복잡한 앙상블의 조합을 구성하거나 여러 효과를 중첩하지 않은 비교적 단순하고 명료한 구성이지만, 개별 레이어 하나하나에 감정을 담아 전체적으로는 미묘한 날씨의 변화와 정서의 흔들림까지 음악에 반영하려 했음을 느낄 수 있다. 초기 뉴에이지 운동에서 환경과 관련한 문제제기를 현실적 방식으로 재구성했다는 생각도 들면서도, 직설적인 표현 대신 공감 가능한 정서를 앞에 둔 음악적 언어로 진솔하게 풀어낸 점은 충분히 인상적이다.

 

20210222

 

 

 

related with Jeff Greinke

- Jeff Greinke - Noctilucent (Spotted Peccary, 2022)

- Jeff Greinke - A Thousand Year Flood (Projekt,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