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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Lorenzo Feliciati & Dominique Vantomme - Fake (Subcontinental Extreme, 2022)

이탈리아 베이스 연주자 Lorenzo Feliciati와 벨기에 키보드/피아노 연주자 Dominique Vantomme의 컬래버레이션 앨범. 로렌조는 말할 것도 없고 도미니크 또한 최근 10년만 하더라도 재즈, 록, 팝 등에 이르는 여러 장르를 오가는 풍부한 활동을 펼쳤다. 이 앨범의 경우 엄밀히 따지면 로렌조가 다양한 음악군의 뮤지션들과 진행한 일련의 협업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며, 서로 유사한 활동 이력을 지닌 두 음악가가 모여 새로운 음악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흥미로운 과정을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 재즈를 바탕에 두고 있지만, 록, 드럼 앤 베이스, 일렉트로닉, 사운드 스케이프 등 다양한 주변 장르의 요소들을 집합적으로 응집한 듯한 실험적인 형상을 취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전설적인 PMG의 트럼펫 연주자 Cuong Vu가 게스트로 참여해 앨범 대부분에 걸쳐 주요 테마와 라인을 완성하고 있다는 점이며, 그 외에도 Eraldo Bernocchi와 DJ Skizo 등이 일부 트랙에서 독특한 질감을 부여하고 있다. 앨범은 기본적으로 로렌조의 베이스 워크와 도미니크의 신서사이저를 이용한 배경 사운드 및 효과의 구성을 바탕에 두고 있다. 기본 진행을 위한 코드는 존재하지만 도입과 테마 이후에는 각자의 직관적인 임프로바이징에 의지해 서로의 합을 완성하는 방식이라, 그 공간은 마치 비정형성을 바탕으로 하는 사운드 스케이프에 상호 간의 음악적 인과성을 이어가는 다분히 실험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볼드 한 베이스와 다분히 레트로 한 신서사이저의 사운드는 여러 주변적인 일렉트로닉의 효과와 융합하며 사이키델릭 한 분위기의 앰비언스를 연출하기도 하는데, 여기에 쿠옹의 트럼펫이 더해지면서 초기 재즈-록의 실험적 흐름에서부터 오늘날의 몽환적인 일렉트로닉의 감각적인 형상에 이르는 다면적인 이미지를 완성하게 된다. 다양한 톤과 텍스쳐의 사운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지만 서두르지 않는 신중한 진행으로 절묘한 벨런스를 유지하고 있어 인상적인 몰입과 텐션을 제공한다. 어느 특정한 음악적 장르로 귀착되는 것을 거부하는 듯한 실험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지만, 다양한 캐릭터의 융합이 전하는 심오한 사운드는 무척 매력적이다.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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