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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artin Tingvall - When Light Returns (Skip, 2021)

스웨덴 재즈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Martin Tingvall의 솔로 앨범. 우리에게 마르틴의 이름은 Tingvall Trio를 통해 알려졌지만 솔로 연주자로서의 모습 또한 이제는 익숙하고 반가운 것도 사실이다. 호평을 받은 The Rocket (2019)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솔로 리코딩이며 통산 네 번째 독주 앨범이다. 트리오의 공간에서 보여주는 구성의 엄밀함과 미적 긴장이 주는 인상적인 음악적 경험을 전해준다면, 솔로는 마르틴 개인의 사적 정서에 기반을 둔 듯한 서정적 표현이 주를 이루고 있어 조금은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사적인 경험이나 사고를 음악으로 반영하는 솔로 작업은 이번 앨범에서도 잘 반영되어 있는데, 미국 공연 이후 귀국한 고국 스웨덴에서 마주하게 된 펜데믹과 봉쇄의 경험을 담고 있다. 세계적인 보건 위기라는 재앙의 결과 인간의 모든 활동이 멈추자 우리는 잠시나마 전에 없던 맑은 하늘과 깨끗하게 복원된 환경을 보게 되었는데, 마르틴은 이토록 강한 힘을 드러내는 자연을 보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떠올렸다고 한다. 앨범에 수록된 13개의 곡은 작년 3월 불과 며칠 만에 작곡을 완성했고 이후 녹음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마르틴은 재즈의 임프로바이징을 바탕에 두면서도 클래식, 민속 음악, 블루스 등의 다양한 장르적 특징을 지닌 테마를 선보이면서 앨범의 분위기를 다채롭게 꾸미고 있다. 솔로뿐만 아니라 트리오 외 다른 작업에서도 이처럼 재즈를 중심으로 한 장르적 확장을 꾸준히 선보이긴 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마치 이 모든 것들이 의도하지 않은 의식의 흐름에 따른 자유로운 사유의 산물처럼 평온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전반적으로 묵직하게 힘을 얹어 자신감 있게 펼치는 타건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적 이미지에 강한 선을 그려내는데, 마르틴 자신이 담아내고자 했던 희망에 대한 의지는 물론 절박함이 전해지는 듯하다. 앨범은 아름답고 낙천적인 메시지와 그에 어울리는 표현을 담고 있기에 그 절박함은 더욱 처연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근거 없는 낙관론을 늘 경계하는 편이지만, 마르틴이 전하는 이야기라면 아무런 편견 없이 귀담아듣고 싶어 진다.

 

 

20210730

 

 

 

related with Martin Tingvall (as Tingvall T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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