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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Pat Metheny - Road to the Sun (Modern, 2021)

기타리스트 Pat Metheny의 Modern 레이블 데뷔작. 음악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재즈 뮤지션에 국한하지 않고 그 경계를 넘어선 개방적 시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팻의 도전은 새로운 레이블과의 협업을 통해 현실화하였다. BMG에서 현대 음악의 성과를 축적하기 위해 만들어진 Modern 레이블은 팻이 지닌 재즈 기타리스트의 면모 이면의 현대 작곡가의 특성에 주목했고 클래식적 취향이 반영된 기획을 실현한다. 총 3개 곡으로 이루어진 이번 앨범의 첫 번째는 4악장 구조의 "Four Paths of Light"로 그래미 어워드 클래식 기타리스트 Jason Vieaux이 연주한다. 클래식적 기초를 바탕으로 하지만 모더니스트의 특성을 잃지 않는 제이슨의 연주로 완성된 곡은, 기존 팻의 흔적을 쉽게 떠올리기 힘든 새로운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LA 기타 4중주를 위해 작곡한 6악장의 "Road to the Sun"에서는 고전주의적인 흔적은 물론 재즈와 록은 물론 민속적 테마에 이르는 넓은 스펙트럼을 포괄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다양한 주법과 대위적 표현들을 통해 재현된다. 어쩌면 팻의 오랜 팬들에게는 마치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음악적 여정을 총괄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마지막 곡은 피아노를 위해 작곡된 Arvo Pärt의 "Für Alina"를 42현 멀티 넥 피카소 연주를 위해 편곡한 것으로, 원곡이 지닌 테마와 더불어 그 서정을 독특한 새로운 언어로 재해석해 팻 자신이 직접 연주하고 있다. 음과 음 사이의 여백을 강조한 원곡과는 달리 그 공간에 기타로 연출한 독특한 드론 스웰과 공명을 채우고, 진행과 구성을 재구성함으로써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놀라운 표현을 완성한다. 어쩌면 이 앨범은 팻이 지금까지 선보였던 그 어떤 시도들보다 광범위한 음악적 세계관을 펼쳐 보이면서도 그 안에서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하는지를 보여준 작업이 아닐까 싶다. 이 앨범의 장르적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한 것은 팻 자신이 이미 장르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2021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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