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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brandt Frerichs Trio - A Wind Invisible Sweeps Us Through the World (Jist Listen, 2021)

네덜란드 재즈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Rembrandt Frerichs의 트리오 앨범. 렘브란트의 음악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테마를 다루면서도 이를 하나의 표현으로 통합하려는 대신 각각의 곡들이 지닌 개별적 특징과 의미가 부각될 수 있도록 자신의 언어를 보편화하는 시도를 보이는 듯하다. 그의 음악은 재즈의 임프로바이징을 주요한 표현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그 테마나 특성에서는 클래식은 물론 제3세계의 민속적 특징들을 담아내는 복합적인 수용성을 지닌다. 최근의 대표적인 예로 이란의 전통 현악 연주자인 Kayhan Kalhor와 RFT가 함께 녹음한 It’s Still Autumn ‎(2019)를 들 수 있는데, 트리오는 중동의 민속적인 테마와 모티브를 어떤 방식으로 대면하고 그 속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음악적 공간을 완성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번 앨범도 오랜 기간 호흡을 함께 해온 베이스 Tony Overwater와 드럼 Vinsent Planjer가 참여해 기존 RFT의 음악적 특징을 재현하고 있다. 앨범을 녹음한 암스테르담 한 교회의 오래된 오르간을 이용해 일부 트랙에 활용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번 작업 또한 서로 다른 장르적 특징을 지닌 재즈, 클래식, 민속 등의 테마를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멤버들 각자의 고유 개량 악기를 이용해 연주한다는 점에서 기존 트리오 앨범과 큰 차이는 없다. 다만 공간 활용이나 사운드의 응집에서는 예전과는 다른 여유롭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데, 이는 마치 각자의 고립 공간에서 최소한의 통신 수단을 이용해 서로 소통을 이어가는 듯한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론 RFT가 기존의 전통적인 양식의 재즈 트리오와는 다른 접근을 종종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들의 전작인 Graffiti Jazz (2020)에서 보여준 응집력 있는 방식의 인터플레이와는 다른 느낌의 공간 활용이라 눈에 띄는 대목이기도 하다. 정확한 녹음 환경은 알 수 없지만 다만 전체적으로 소리의 강한 잔향이 공존하는 분위기임을 미루어 짐작했을 때, 이와 같은 제약으로 트리오의 공간 구성에 현재와 같은 접근을 취한 것이 아닐까 생각될 뿐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개별 연주의 특징이 부각되고 서로에 대해 신중한 어프로치를 이어가고 있어 색다른 느낌의 텐션을 경험할 수 있어 신선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보이지 않는 바람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라는 타이틀에서 드러나듯 공립을 강요당하는 전 세계적인 상황에 대한 뮤지션의 음악적 발언일 수도 있기에 이 앨범만의 고유한 특징으로 봐도 전혀 문제 될 것은 없어 보인다.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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