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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Sebastian Plano - Save Me Not (Mercury KX, 2021)

미국을 거쳐 현재 독일에서 활동 중인 아르헨티나 출신 첼리스트 겸 작곡가 Sebastian Plano의 앨범. 세바스티안의 음악적 창의를 집약했던 Verve (2019) 이후 선보이는 솔로 앨범이며 네 번째에 해당하는 개인 타이틀이다. 이번 앨범에서 세바스티안은 자신을 더욱 고립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 내면의 모든 정서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베를린에 있는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밤에 녹음을 진행했고 앨범에서 재현하고 있는 모든 앙상블을 자신의 연주로 완성한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이색적인 것은 독특한 사운드 스케이프에도 불구하고 이번 앨범에서는 전자 음향의 사용을 배제한 채 아날로그 악기와 디지털 효과를 통해 테이크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그는 이번 녹음은 구성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진행하는데, 피아노, 첼로, 롤랜드 테이프 에코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이 모든 앙상블을 완성하고 있다. 그랜드의 해머가 현을 타격하며 발생하는 진동을 픽업을 거쳐 전기신호로 전환하고 이를 테이프 에코를 통해 독특하고 다양한 텍스쳐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어쿠스틱 첼로의 바디를 두들겨 퍼커션 효과를 만들거나 루프 시퀀싱을 통해 풍부한 볼륨감을 지닌 현악 앙상블을 완성하기도 한다. 이는 마치 힘겨운 고행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더 깊이 다가서려는 듯한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Soul" 3부작은 자기 성찰의 진솔한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다양한 주법과 섬세한 기교를 통해 조합된 첼로의 사운드에는 미묘한 뉘앙스들이 묻어 있어 마치 스스로 이야기를 전해주는 듯한 강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의 보이스를 활용해 앨범의 도입을 구성하고 단지 3개의 노트로만 이루어진 보컬을 통해 타이틀 곡을 완성하고 있다는 점인데,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색다른 느낌이면서도 전체 작업의 이미지를 묘사해주는 역할을 하는 듯해서 신선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우울하지만 깊이 있는 음악으로 이루어진 자화상을 보는 듯한 앨범이다.

 

20210703

 

 

 

related with Sebastian Pl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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