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Wordclock - A Greater Bliss (Cryo Chamber, 2021)

영국에서 Wordclock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포르투갈 출신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Pedro Pimentel의 앨범. 다크 앰비언트를 표방하는 Cryo Chamber의 뮤지션들 중에서도 워드클락은 차별화되는 음악적 결을 보여주는 듯하다. 저역에 낮게 깔리는 거친 질감의 드론을 중심으로 어둡고 음침한 이미지를 구성하는 다수의 작업과 달리 페드로의 연주는 일렉트로닉은 물론 익숙한 연주 악기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각각의 사운드가 지닌 라인들의 관계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앰비언스와 내러티브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의 작업은 레이블이 지향하는 음악적 방향성과도 상당한 일체감을 보여주고 있어 개인적으로 페드로의 콘텐츠는 흥미로움을 자극하는 요소로 가득하다. 4년 만에 발매된 워드칼락의 레이블 네 번째 작업에서는 종교적인 전망과 신화적인 상상을 더한 독특한 세계관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 더 흥미로운 것은 이를 위해 다양한 장르적인 표현들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이는 마치 종교와 신화에 대한 총체적 사고를 마치 여러 장르의 통합적 접근을 통해 구체화한다는 전략처럼 보이며, 여기에 페드로가 평소 작업했던 연주 악기와 일렉트로닉의 융합이 더해지면서 신비한 내러티브는 풍부한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게 된다. 이번 작업에 참여한 뮤지션들의 일면도 흥미로운데 미국 색소폰 연주자 Travis Laplante, 이전 페드로의 작업에도 이름을 올렸던 그루지아 트럼펫 George Shamanauri 등을 비롯해 포르투갈 퍼커션 Luis Neto, 노르웨이 첼로/보이스 Amund Ulvestad 등이 함께하고 있어 마치 문화의 집합소와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장르적 표현의 다면성이 두드러지게 부각되고 있는데, 트럼펫을 통해 도회적인 스타일의 둠 재즈가 연상되는가 하면, 퍼커션이나 산투르와 같은 민속 악기는 에스닉한 신비감을 연출하기도 한다. 여기에 사운드를 구성하는 방식은 고전적인 양식의 규범적 엄밀함을 떠올리게 하는 한편, 그 표현에서는 종교 의례적인 엄숙함에서부터 실험적인 과감함에 이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또한 일렉트로닉과 어쿠스틱의 유기적인 레이어링은 마치 몽환적인 신비감과 현실적인 암울함을 교차하는 듯하여 묘한 정서적 동요를 유도한다.

 

20210927

 

 

 

related with Wordclock

- Wordclock - Heralds (Cryo Chamber,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