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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Stetson & Sarah Neufeld - Blue Caprice (52Hz, 2021)

komeda 2021. 5. 17. 22:13

캐나다계 미국 색소폰 연주자 Colin Stetson과 바이올리니스트 Sarah Neufeld의 OST 앨범. 이번 작품은 영화 Blue Caprice (2013)를 위한 음악들로 최근에서야 정식 발매가 이루어졌다. 2000년대 초, 파란색 쉐보레 카프리스를 타고 다니며 묻지 마 연쇄 저격 살인을 저질렀던 실재 DC 스나이퍼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는, 사건보다는 사실 자체를 다루는 듯한 접근을 보여주고 있어 범죄물의 일반적 공식과는 다른 플로우로 이루어졌다. 때문에 음악은 마치 겉으로 표출되는 행위 이면의 광기와 갈등을 드러내는 장치처럼 활용되고 있어, 이 또한 기존 장르물에서의 OST의 역할과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 앨범은 시기적으로 이들 부부의 Never Were The Way She Was (2015) 보다 앞서 제작된 것으로, 콜린은 자신의 3부작 New History Warfare, Vols. 1-3 (2007-2013)를 완성한 직후였고 사라 역시 본인의 첫 솔로 Hero Brother (2013) 발표 전후에 이 앨범의 작업이 진행된 것이다. 인디 록 신에서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졌지만, 이들은 각자의 음악적 언어와 표현을 발전시켜 자신들만의 유니크한 특징들을 발현할 무렵이었던 만큼 이 앨범에서의 협업은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사라는 앰비언트와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장르적 특성을 전개한 음악을 선보였고, 콜린은 자신의 연주 악기를 이용해 독특한 멀티포닉 사운드를 발전시켰는데, 이 앨범에서 이 둘의 공간적 결합을 통해 전에 없던 새롭고 창의적인 완성을 이루게 된다. 현대 작곡의 특징이 반영된 사라의 공간 속에서 콜린의 테크닉은 마치 일렉트로닉의 스텝 시퀀싱이나 드론 효과를 떠올리게 하며 때로는 MPE 악기를 연주하는 듯한, 고전적인 질감과 현대적인 감각이 합의를 이루는 듯한 뛰어난 완성을 보인다. 두 어쿠스틱 악기가 지닌 경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레이어의 구성과 사운드의 보이싱으로 영화보다 더 큰 몰입을 제공하는 음악을 선보인다.

 

2021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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