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랜드 포스트-록 그룹 God Is An Astronaut의 앨범. 이번 작업은 이들의 초기작 All Is Violent, All Is Bright (2005)를 스튜디오 라이브로 다시 녹음한 것으로, 흰색 바탕을 이루고 있던 오리지널 커버를 명암 반전시킨 흑백 배경의 표지를 달고 있다. 이번 리코딩에는 오리지널 멤버인 기타 Torsten Kinsella, 베이스 Niels Kinsella, 드럼/신서사이저 Lloyd Hanney와 더불어 최근 GIAA에 정식으로 합류한 기타/키보드 Jamie Dean이 함께하고 있어, 원본에 대한 오리지널리티는 물론 시간의 흐름과 경험의 축적을 반영한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참고한 2005년의 앨범은 2011년에 리마스터링을 거친 재발매본이기 때문에 원본과 이번 라이브 버전과의 직접적인 사운드의 비교는 간접적일 수밖에 없지만, 공간감이나 무대 표현은 물론 더 정교하게 재현되는 음향 등에 있어서는 이번 녹음본이 확실히 우위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3명에서 4명으로 늘어난 연주자의 수에 따라 자연스럽게 더 풍부한 배음이나 하모니가 표현 가능하고 그 자체로 원본과는 다른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편에서는 이러한 모습은 최근 Ghost Tapes #10 (2021)에서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이번 라이브 녹음에서 전해지는 텍스쳐나 공간 구성이 근작과 상당 부분 닮았다는 인상도 받게 된다. 물론 여기에는 이들은 지난 15년의 세월 동안 무대에서 수없이 많이 연주하며 보완하고 개선한 결과 또한 자연스럽게 포함되었을 것이다. 이들은 원곡이 지닌 오리지널리티를 비교적 충실하게 간직하려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묘사적 표현을 위한 디테일을 더하거나 불필요한 부연은 생략하여 더욱 완성도 있는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GIAA에게 있어 2005년 앨범은 지금까지도 자신들의 대표작으로 손꼽힐 뿐만 아니라 공연에서도 꾸준히 연주되는 레퍼토리 다수를 포함하고 있어, 그 상징성과 의미는 클 수밖에 없다. 이번 라이브 녹음 또한 지난 20년 동안 GIAA가 어떻게 자신들의 음악적 정체성을 지켜왔고, 또 스스로를 갱신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를 지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21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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