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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Gregory Paul Mineeff - Incidental (Cosmicleaf, 2022)

오스트레일리아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 Gregory Paul Mineeff의 앨범. 비교적 최근인 2010년대 말에 데뷔, 피아노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소박한 라인에 주변의 다양한 일렉트로닉의 효과와 사운드를 접목하여 명상적이고 사색적인 분위기의 앰비언트를 선보인다. 펠트 한 톤의 파이노에 덧입혀진 주변 사운드는 독특한 레조넌스를 연출하며 고유의 음악적 텍스쳐를 완성하기도 하는데, 이는 일렉트로닉이 주를 이루는 연주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어, 마치 그레고리의 고유한 시그니처와도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피아노와 기타를 비롯해 여러 악기의 음원을 활용하면서도, 이와 같은 사운드를 마치 템플릿처럼 조합을 이루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고유의 묘사적 상징성을 지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마치 정적인 영화의 OST에서와 같은 차분한 플로우를 연상하게 하는가 하면 고요한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하여, 그의 음악이 지닌 정서적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실제로 이번 앨범에 대해 그레고리는 영상 미디어를 염두에 두고 작곡이 이루어졌다고 밝히기도 하는데, 지금까지 단편적인 싱글을 통해 선보였던 개별 작업이 일련의 흐름으로 이어지며 나름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개별 곡이 지닌 내러티브뿐만 아니라 앨범 전체가 보여주는 정서적인 질감의 통일성도 엿볼 수 있으며, 섬세한 사운드 큐레이팅으로 엄선된 듯한 제한된 음원들의 활용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분위기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사운드의 요소나 기악의 조합은 비교적 명료한 방식을 취하고 있어, 연주 악기에 의해 주도되는 라인이나 일렉트로닉이 완성하는 사운드스케이프는 물론 미세한 주변적인 효과들까지 비교적 선명하게 전달되는 것이, 이번 앨범에서도 보여주고 있는 큰 미덕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공간의 여백에 섬세한 잔향을 배열하고 이를 통해 음악의 밀도를 연출하는가 하면, 전 음역대의 고른 활용을 통해 풍부한 정서적 깊이를 표현하는 등, 세부적인 정교함에도 남다른 정성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이기도 한다. 특히 개별 사운드가 지닌 고유의 톤을 비교적 명료하게 활용하면서도, 이들을 조합하는 방식에서 그 주변음과의 다양한 텍스쳐의 대질은 물론, 공간적인 리버브와의 조화를 통해 통합하는 방식은, 그레고리 특유의 음악적 긴장과 몰입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평온하면서도 서서히 조여 오는 듯한 텐션이 있으며, 서정적이면서도 조금씩 깊이가 드러나는 애잔함이 드러나는 복합성이 매력적으로 전해지는 앨범이다.

 

 

202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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