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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Gregory Paul Mineeff - Scrape Away The Snow (Cosmicleaf, 2021)

호주 작곡가 겸 멀티 인스트루먼트 연주자 Gregory Paul Mineeff의 앨범. 그레고리의 디스코그래피를 살펴보면 일렉트로닉, 앰비언트, 모던 클래시컬 등에 걸친 다양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어쩌면 이번 앨범은 최근 그의 솔로 피아노에서부터 앰비언트적인 배경을 지닌 곡에 이르는 다양성을 반영한 작업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의 음악이 지닌 명료한 특성 때문에 이와 같은 다양성은 크게 서로 대비를 이루거나 이질적인 느낌 없이 전체적인 분위기에 동화되고 있다는 점이 앨범의 장점이기도 하다. 앨범 타이틀은 그림 형제의 "황금열쇠"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내러티브의 구성을 지니지는 않고 다분히 정서적 표출을 강조한 듯한 느낌이 지배적이다. 앨범은 크게 두 가지 경향적 특징의 공존을 보여주고 있는데 업라이트나 키보드의 연주가 주를 이루는 모던 클래시컬한 분위기의 곡들과 일렉트로닉과 시퀀싱이 부각되는 트랙들이 그것이다. 간혹 리버브가 강조된 투명한 피아노도 등장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펠트 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업라이트나 멜로우 한 톤의 키보드를 통해 주변의 배음이나 효과를 최소화한 간결한 공간 속에서 연주를 진행한다. 강조하고자 하는 테마나 멜로디를 부각하기 위한 접근처럼 보이면서도 정서적 공감을 위한 장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와 같은 명료함은 일렉트로닉을 이용한 곡에서도 이어지는데, 스트링과 브라스 계열이 결합한 듯한 폴리포닉 한 신서사이저 사운드지만 이와 같은 미묘한 복합성을 강조하는 대신 전체적인 레이어링은 간결하게 구성하여 메인을 이루는 라인을 부각하는 단순한 방식을 취한다. 스템 시퀀싱이나 부스트 된 베이스 등을 이용해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지만, 진행 형식 또한 일련의 수미일관 된 폼 팩터를 고수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대목에서는 자신에게 익숙한 표현과 그 양식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 일종의 완고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일관된 자신의 분위기와 정서를 유지하려는 의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음악적 접근 속에서도 뮤지션의 의도가 잘 전달되는 앨범이다.

 

 

202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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