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Andrea Bellucci와 Sergio Calzoni의 듀오 프로젝트 ILUITEQ의 앨범. 안드레아와 세르지오 두 뮤지션은 1990년대부터 각자 실험적인 음악 신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그룹 및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자신들만의 고유한 음악적 입지를 다진 인물들이다. 듀오의 첫출발을 알렸던 Sound Tracks For Winter Departures (2018) 이후 이들은 꾸준히 싱글 및 리믹스 작업을 선보이면서 프로젝트에 대한 지속성을 과시했고, 그 결과 이어진 두 번째 정규 앨범이 이번 작업이다. 이번 녹음은 전작에서 선보였던 음악적 콘텍스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로 이번 작업은 전작의 발매 이후인 2019년부터 기획된 것으로, 자연과 환경이라는 공통된 주제 의식 아래에서 마치 다큐멘터리와 같은 접근 방식을 통해 통합적인 사운드 컴필레이션을 완성하고 있다. 안드레아와 세르지오가 지금까지 자신들의 언어를 통해 선보였던 여러 스타일의 표현들 중에서 이들은 앰비언트를 기반으로 하는 일렉트로닉에 주목하고 뉴에이지의 문제의식의 접목해 간결하면서도 균일한 정서적 질감을 지닌 듀오의 음악적 합의를 완성한 셈이다. 트랙들은 5분 전후의 길이 속에서 비교적 안정된 호흡과 차분한 진행을 보여주는데, 마치 웅장한 숨결이 이어지는 듯한 큰 웨이브를 그리며 지속하는 사운드 스케이프와 더불어 스치듯 개입해 들어오는 다양한 텍스쳐의 소리와 효과는 그 안에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듯하다. 특히 일렉트릭 기타, 피아노 등과 같이 익숙한 악기의 연주를 통해 구현되는 내레이션이나 필드 리코딩에 의해 완성되는 디테일은 마치 자신들이 다루고자 하는 주제가 우리의 일상성과 연관이 있음을 암시하는 듯하여 음악적 설득력이 있게 하는 요소이기도하다. 그렇다고 흐름을 이어가며 바탕을 이루는 사운드와 그 위에 개입하여 펼쳐지는 다양한 음향 사이의 관계가 분리된 것처럼 들리는 것은 전혀 아니며, 반대로 소리들 사이에 단단하게 채워진 공기의 느낌은 전체적인 음악의 밀도감을 강하게 만들어준다. 이는 사운드와 내러티브가 강하게 통합되게 하여 듀오만의 고유한 특징을 완성하는 매력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202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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