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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Little North - Familiar Places (April, 2022)

덴마크 재즈 트리오 Little North의 앨범. 피아노 Benjamin Nørholm Jacobsen, 베이스 Martin Brunbjerg Rasmussen, 드럼 Lasse Jacobsen 등 몇 년째 동일한 멤버들의 균일한 팀워크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LN이 발표한 앨범들을 발매 순으로 들어보면 이들이 얼마나 뚜렷한 음악적 진화를 보여주는지 쉽게 직감하게 되는데, 이미 완성형에 가까운 안정적인 연주에 더해 이번 작업에서는 한층 더 여유로워진 트리오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녹음에서는 일부 트랙에서 트럼펫 Kasper Tranberg와 기타 Viktor Spasov가 각각 참여해 이전과는 다른 확장된 공간 속에서의 연주를 들려주고 있는데, 게스트를 포함한 확대된 편성에서도 오히려 더욱 안정된 진행과 차분하게 응집되는 긴밀함을 보여주고 있어, 지난 기간 동안 LN 트리오의 축적된 음악적 장력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데뷔 초기부터 최근의 전작들에 이르기까지 북유럽 특유의 독특한 색채와 LN 트리오만의 유니크한 감성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지만, 여기에 한층 여유로워진 표현력은 더욱 풍부한 뉘앙스와 정서적 반영을 동반하고 있어 이들 음악의 매력을 더욱더 깊게 한다. 독특한 점은 이와 같은 여유로움이 인터플레이라는 용어조차 떠올리지 않을 만큼 내밀한 일체감을 바탕으로 완성된다는 점이며, 이와 같은 모습은 때로는 클래식적인 엄밀함이 연상될 만큼 전혀 의외의 지속적인 텐션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여유와 긴장의 공존은 LN 특유의 섬세한 멜로디와 만나 보다 풍부한 감정이 내포된 다면적인 표정으로 드러난다. 점진적으로 연주의 벨로시티나 템포가 변화는 과정에서 마치 한 몸처럼 강약과 완급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선형을 그리는 과정은 물론, 공간의 구성을 유연하게 변화시키며 극적 연출을 완성하는 모습 등은 자신들의 표현에 따라 “텔레파시에 가까운” 것이라 해도 무방하다. 이와 같은 트리오의 모습에 트럼펫이나 기타가 더해지면서 음악적 색감은 풍부해지지만, 기본적인 채도나 밝기가 극명하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단단하게 조율된 트리오의 사운드에 트럼펫은 따듯한 온도를 더하고 기타는 조금은 시니컬한 빛을 발하지만 전체적으로는 LN의 음악적 뉘앙스를 보다 풍부하게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만큼 게스트들의 연주가 트리오에 완벽하게 안착한 느낌을 주고 있어 이들의 협주가 포함된 트랙 또한 유연한 안정감을 경험하게 해 준다. 내밀함이 심미적인 완성을 통해 드러나는 인상적인 앨범이다.

 

202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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