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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isleading Structures - Outer (Archives, 2021)

리투아니아 전자음악가 Dovydas Vasiliauskas의 앰비언트 프로젝트 Misleading Structures의 앨범. 10년 가까운 음악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도비다스의 이전 작업들이 최근 다시 복원되어 재발매가 이루어졌고, 더불어 그의 또 다른 음악 프로젝트인 Sole Massif도 주목을 받는다. 두 프로젝트 모두 앰비언트라는 기본적인 바탕 위에서 진행되면서도 서로 유사한 사운드의 텍스쳐를 지닌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SM의 경우보다 실험적인 표현과 무겁고 긴장된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면 MS는 그보다 조금은 더 묵시적이면서도 사색의 공간을 개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감상에서의 느낌은 미묘하게 다르다. 이번 앨범 역시 지금까지 MS의 이름으로 발매된 음악적 특징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본격적인 로우-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미묘하게 글리치한 공간에서 전달되는 사운드는 마치 한 겹의 안개 너머에서 들리는 듯한데, 이는 도비다스의 유니크함을 드러내는 독특한 이미지 연출 방식이기도 하다. 여러 음역에서 유사한 특성을 지닌 패드 사운드가 중첩을 이루며 깊고 잔잔한 드론 스웰을 이루기도 하며, 때로는 몇 개의 라인을 따라 서로 대칭적으로 움직이는 레이어링을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규정하는 요인은 필드 리코딩을 이용한 배경의 구성인데, 묘사의 구체성을 위한 요소로 활용되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달리 시공간적 특성을 흐릿하게 지운듯한 샘플링을 통해 그 자체가 하나의 독특한 사운드 스케이프를 구성하는가 하면, 도비다스 특유의 글리치한 공간 이미지 연출과 맞물리며 트랙의 고유한 애트모스피어를 강화하기도 한다. 다분히 복잡하게 구성된 듯하지만 앨범 전체는 균일하면서도 차분한 톤을 이어가고 있어 다분히 명상적 관조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매력이다. 마치 고요한 풍경의 일부가 되어 그 안에서 주변을 바라보는 듯한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앨범이다.

 

 

202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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