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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Tom Hodge & Floex - Je Suis Karl (Minority, 2021)

영국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Tom Hodge와 Floex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체코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Tomáš Dvořák의 OST. 이번 앨범은 내년 초에 개봉 예정인 Christian Schwochow 감독의 장편 Je Suis Karl (2022)을 위한 음악을 수록하고 있다. 민족주의의 급진적인 우경화와 그에 따른 갈등을 다룬 정치 스틸러라고 알려진 영화보다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이 플록스와 톰의 두 번째 공동 작업이라는 점에서 더 큰 흥미를 느낀다.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된 이들의 전작 A Portrait of John Doe (2018)는 현대 작곡과 모던 클래시컬 계열에서의 놀라운 성과 중 하나로 기억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는데, 서로 상이한 음악적인 언어들의 조합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시너지를 완성한 인상적인 작품이다. 플록스의 유연함과 톰의 엄밀함으로 완성된 조합은 이번 앨범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번 앨범의 음악은 전작 이후 계속 교류를 이어오며 나누었던 음악적 아이디어를 토대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그만큼 영화와는 별도로 독립된 작업으로 봐도 무방할 만큼 곡 하나하나의 구성은 물론 전체적인 완성도에서도 인상적이다. 전작과 같은 오케스트레이션은 사용하지 않는 대신 두 뮤지션의 음악적 표현이 서로 대질하며 만들어내는 색감과 질감은 그에 못지않게 풍부하며 다채롭다. 사운드 디자인으로 완성된 소리는 전통적인 심포닉 음향의 표현과는 다른 어두운 톤의 무게감과 거친 촉감을 만들어내는데, 전통적인 작법과는 대비될 수 있는 루프, 시퀀싱, 샘플링 등의 테크니컬 한 접근을 활용하여 이번 앨범만의 고유한 음악적 플로우를 완성하게 된다. 특히 이번 작업은 각각의 곡마다 고유한 분위기와 느낌을 강조하기라도 하듯 서로 다른 접근과 구성을 통해 개별성을 강하게 부각하고 있다. 동일한 모티브를 공유하는 같은 제목의 트랙이라고 하더라도 "Slow Deep Dive"의 Intro Version과 Alex Version의 구성과 진행은 다르며 "Twisted Plans"의 경우에도 각기 다른 두 버전은 서로 다른 동일한 언어를 바탕으로 전혀 다른 접근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는 앨범 전체를 통해서도 마찬가지다. 영화의 극적 흐름 속에서 이와 같은 음악들이 어떤 역할을 담당할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음악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만족스럽다. 플록스와 톰의 개별 작업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이 둘의 조합이 완성하는 케미스트리는 더 큰 가능성을 보여줄 것을 확신하게 되는 앨범이다.

 

 

20210923

 

 

 

related with Floex & Tom Hodge

- Floex & Tom Hodge - A Portrait of John Doe (Mercury KX, 2018)
- Tom Hodge - Name Me Lawand (Left Out,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