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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geir Sigurðsson - Kvika (Bedroom Community, 2021) 아이슬란드 프로듀서 겸 작곡가 Valgeir Sigurðsson의 앨범. Bjrk의 오랜 음악 동료로도 알려져 있으며 유럽 최고의 음향 시설로 손꼽히는 Greenhouse Studios를 비롯해 이번 앨범을 발매한 Bedroom Community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또한 발게이르의 음악 경력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작곡가의 이력인데, 그중에서도 고전적인 현악 혹은 오케스트라와 전자음악의 결합을 시도한 일련의 작업은 그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손꼽힌다. 이번 앨범 또한 그와 같은 작업의 연장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이번 녹음에서는 그 규모에 있어서 기존 작업보다 큰 스케일을 보여주는데, 바비첼 등의 현악 솔로이스트와 전자음악가 Francesco Fabris 등은 물론 Slovak Philharmonic ..
Anne Paceo - Circles Live (Jusqu'à la Nuit, 2021) 프랑스 재즈 드러머 Anne Paceo의 라이브 EP. 이 앨범은 안느의 대표작 Circles (2015) 발매 이후 2016년에 있었던 Jazz sous les Pommiers의 실황을 담고 있다. 보컬 Leila Martia, 키보드 Tony Paeleman 등 오리지널 멤버를 비롯해 색소폰 Christophe Panzani가 참여한 쿼텟 포맷으로 라이브가 이루어지고 있다. 2015년 앨범 자체가 반영하는 안느의 음악적 변화와 새로운 사운드에 대한 실험은 물론, 기존과는 다른 접근을 통해 재구성된 스타일을 표출한 실험적인 작품이다. 전통적인 문법과는 상대적인 거리를 두며 그 안에 포크, 록, 힙합,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적 언어를 포괄함으로써 용광로와 같은 문제작을 완성하게 된다. 이번 라이브 버..
Víkingur Ólafsson - Reflections (Deutsche Grammophon, 2021) 아이슬란드 피아니스트 Víkingur Ólafsson의 앨범. 바흐에 대한 일련의 독특한 해석과 더불어, 이어진 드뷔시와 라모에 대한 재구성 작업을 통해 비킹구르의 창의적 입지는 더욱 공고해진다. 특히 Debussy - Rameau (2020) 앨범에서 비킹구르는 고전의 현재성에 입각해 해체와 재구성을 진행함으로써 통시성에 입각한 기존 사고의 틀을 전복시키는 과감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전작의 연장에 있으면서 동시에 확장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드뷔시의 "Pour le Piano, L. 95"와 같은 일련의 미발매 트랙들에서는 고전에 대한 비킹구르의 독창적 해석은 물론 피아니스트로서의 감각적인 재능도 함께 엿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주목하는 것은 여러 뮤지션들과 함께 진행한 일련의 "Re..
Tangent - Evolutionary Cycles (n5MD, 2021) 네덜란드 드러머 겸 사운드 디자이너 Ralph van Reijendam과 보컬리스트 겸 사운드 엔지니어 Robbert Kok의 듀오 프로젝트 Tangent의 앨범. 전자음악에 대한 공통의 관심을 반영해 2013년 결성된 탄젠트는 어쿠스틱 연주와 일렉트로닉의 대칭적 결합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적 활동을 펼치기 시작한다. 실제로 전작 Approaching Complexity (2018)에서는 피아노 사운드를 모티브로 일렉트로닉 및 비트 드럼의 대조적 조합을 완성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이와 같은 대비적 혹은 대칭적 실험을 배제한 새로운 음악적 노선을 선보이고 있다. 사운드의 주요 모티브는 신서사이저가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드럼 패드의 비트와의 균형을 통해 더욱 간결한 형식의 싱크로..
Bell Orchestre - House Music (Erased Tapes, 2021) 캐나다 인스트루멘탈 밴드 Bell Orchestre의 앨범. 이들의 첫 앨범 녹음이 이루어진 해가 2003년이니 대충 벨 오케스트라의 이력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As Seen Through Windows (2009) 이후 10년 이상 이들은 긴 침묵을 이어왔으며, 작년 Erased Tapes에서 벨 오케스트라의 새로운 앨범이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녹음은 리더이자 프렌치 호른 Pietro Amato, 베이스 Richard Reed Parry, 바이올린 Sarah Neufeld, 트럼펫 Kaveh Nabatian, 드럼 Stefan Schneider 등 오리지널 멤버 전원에 페달 스틸 기타 Michael Feuerstack이 참여한 6인조로 진행되었다. 각기 다른 음악적 배경을 ..
SPOIWO - Martial Hearts (self-released, 2021) 폴란드 포스트-록 그룹 Spoiwo의 앨범. Salute Solitude (2015)에 이은 두 번째 리코딩으로, 두 명의 기존 멤버가 빠지는 대신 새로 한 명이 합류함으로써, 드럼 Krzysztof Sarnek, 신서사이저 Krzysztof Zaczyński, 베이스 Patryk Piątkowski, 기타 Piotr Gierzyński 구성의 4인조로 녹음이 진행되었다. 지금까지 두 장의 앨범만 발표한 상황이지만 스포이보의 활동 경력은 10년이 넘었으며, 앰비언트적인 특성을 반영한 독특한 분위기의 포스트-록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6년이라는 시간의 반영인지 아니면 신서사이저 한 명의 부재 때문인지는 정확히 가늠할 수는 없지만 이번 앨범은 전작과는 조금 다른 사운드의 텍스쳐를 느낄 수 있다. 사운드는 ..
Rachika Nayar - Our Hands Against the Dusk (NNA Tapes, 2021) 인도계 미국인 앰비언트 작곡가 Rachika Nayar의 앨범. 4년 전부터 음악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며 이번 앨범은 라치카의 데뷔 앨범으로 기록된다. 그녀의 음악은 전자음악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지만, 전자음악가 대신 앰비언트 작곡가로 소개한 것은 기타, 바이올린, 보컬 등과 같은 전통 기악의 특성을 이용하고 이를 변형시킨 새로운 사운드의 유기적 조합을 완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샘플링이나 루프 등을 활용하는 기존의 방식을 전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현대 작곡의 특징에 더 가깝다는 인상을 주며 음악을 통해 구현하는 효과 또한 통상적인 전자음악의 그것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우리가 통상적인 의미에서 사용하는 앰비언트라는 장르적 규범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라..
Rhucle - Cycle (Aural Canyon, 2021) Rhucle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일본 전자음악가 Yuta Kudo의 앨범. 2014년부터 활동을 시작했지만, 워낙 활발한 창작 탓에 유타의 디스코그라피를 정리하기란 쉽지 않다. 음악 외에도 사진, 미술, 콜라주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도 활약하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흥미로운 것은 각기 다른 영역의 창작물들이 서로 묘한 닮은꼴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유타 본인의 작품인 커버 아트는 이번 앨범의 작업과도 유사한 콜라주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앨범에 사용된 음악적 구성은 무척 단순한 형식은 보여준다. 신서사이저와 필드 리코딩을 활용해 앨범의 타이틀이 암시하는 바와 같은 일련의 순환적 구성을 따르고 있다. 그렇다고 특별히 종교적 혹은 동양적 특성을 반영한다기보다는, 휴식이나 힐링 등과 같은 일상적 ..
Baulta - Another Second Chance (Dunk!, 2021) 기타 Iiro Teittinen와 Matti Puhakainen, 베이스 Janne Koskenkorva, 드럼 Esa Starck 등 4인조로 구성된 핀란드 포스트-록 그룹 Baulta의 앨범. 2000년대 후반에 결성하고 지금까지 10년 이상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그룹이다. 비록 지금까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어도 나름의 음악적 완성도를 통해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통산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의 자주 발매 대신 장르 내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Dunk! 레이블을 통해 릴리즈 되어 이들이 지금까지 축적한 음악적 성과를 더욱 널리 대중들에게 선보일 기회가 마련되었다. 이번 녹음의 음악적인 내용에서는 기존 작업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대신 그 완성도나 디테일에서는 큰 향상..
A Reason to Travel - Kingdom (self-released, 2021) 덴마크 솔로 프로젝트 A Reason to Travel의 앨범. 작년에 발매된 Stay (2020)를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인상적인 몇몇 사운드 텍스쳐가 눈길을 끌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균일함보다는 조금은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번 두 번째 앨범에서는 지난 작업의 아쉬움을 완전히 해소하고도 남을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흔히들 포스트-록이라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장르적 경향성 내에서 각각의 뮤지션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음악적 특성을 보여주기 위해 취하는 전략 속에서도, ARTT는 원-맨 프로젝트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작업 방식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는 듯한 노력을 이번 앨범에서 엿볼 수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공개된 작업 방식을 보면 NI M..
Misc - Partager l’ambulance (Bonsound, 2021) 피아노/신서사이저 Jérôme Beaulieu, 드럼 William Côté, 베이스 Simon Pagé 등으로 구성된 캐나다 재즈 트리오 Misc의 앨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낯선 뮤지션을 마주쳤을 때 그 첫인상을 결정짓는 것은 커버 아트와 타이틀이다. 표지와 제목에 나온 '공유 앰뷸런스'의 모습에서 무엇을 기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첫 트랙을 플레이했을 때만 해도 다소 오디너리 하지만 모던하면서도 감각적인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 계속 듣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2분 정도 지나면서 이들은 자신의 본성을 드러내는 반전을 연출한다. 트리오 구성을 통해 재즈의 표현은 물론 그 경계를 확장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존재하지만, 이들의 전략은 독특하고 기발하다. 이들이 연주나 트리오의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 그 자체는 많..
William Ryan Fritch - Freeland (Lost Tribe Sound, 2021) 미국 작곡가 William Ryan Fritch의 OST 앨범. 윌리엄의 개인 앨범도 당연히 매력적이지만 영화나 영상 분야와 관련해 그가 기여하는 작업은 이제 주요 영화제에서도 거명이 될 만큼 높은 성과를 보이기도 한다. 작년에 발표된 영화 Freeland (2020)는 소규모로 대마초를 재배하는 나이 든 여성을 주인공으로 세우고 있는데, 관련 제조물의 합법화와 그 이면에 알려지지 않은 산업화의 논리가 어떻게 그녀가 지금까지 가꿔온 삶과 생계를 위협하는 제도가 되는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민감할 수밖에 없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주인공의 뛰어난 연기와 더불어 많은 호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앨범의 수익금 일부는 합법화에 따른 법적 허들을 넘지 못하는 소규모 재배자들에게 전..
Neil Cowley - Hall of Mirrors (Mote, 2021) 영국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Neil Cowley의 솔로 앨범. 몇 해 전, 닐이 전자음악가 Ben Lukas Boysen과 함께 Grains & Motes (2019)라는 EP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동명이인이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엄청난 팬인 Neil Cowley Trio의 닐과 지금의 닐이 같은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놀라움은 매우 컸고, 무엇보다 트리오의 해체 소식도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음악적 지반 위에서 새로운 활동을 선보이는 닐이지만, 재즈라는 영역 속에서 그가 표출했던 실험적 표현들은 물론 장르적 확장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보여준 다면적 특성들을 되돌아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변화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징후는 NCT 명의로 발표한 앨범 Spac..
Dirk Maassen - Echoes (Sony, 2021) 독일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Dirk Maassen의 앨범. 누구나 쉽게 공감하기 쉬운 음악적 언어에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표현은 더크의 큰 장점 중 하나일 것이다. 1990년대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당시의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던 중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연주를 공개하면서부터 더크의 이름은 대중에게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고, 작년에는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하는 성과를 이룬 끝에 Ocean (2020)이라는 앨범을 발표하게 된다. 앞에서 언급한 더크 장점들은 음악이 소비되는 새로운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이며, 자본의 지원이 더해진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상업적 성과도 보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기도 하다. 변화하는 미디어 플랫폼에 발 빠르게 적응한 더크는 ..
Simon Chivallon - Light Blue (Jazz & People, 2021) 프랑스 재즈 피아니스트 Simon Chivallon의 트리오 앨범. 이번 녹음에는 베이스 Nicolas Moreaux와 함께 지난 작업에도 함께 했던 드럼 Antoine Paganotti가 참여하고 있다. 전작이자 그의 데뷔작 Flying Wolf (2018)에서 보여줬던 퀸텟의 음악적 명료성에 관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어쩌면 시몬에게 있어 트리오는 정통적 어법에 관한 자기 확신을 드러내는 작업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하게 해 준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시몬이야 말로 고전적인 오소독스와 지적 감성을 동시에 표출하는 가장 프랑스적인 젊은 재즈 뮤지션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 이번 앨범은 그런 인상에 강한 확신을 하게 하는 연주를 포함하고 있다. 고전적인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그 표현 또한 전통의 ..
Pat Metheny - Road to the Sun (Modern, 2021) 기타리스트 Pat Metheny의 Modern 레이블 데뷔작. 음악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재즈 뮤지션에 국한하지 않고 그 경계를 넘어선 개방적 시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팻의 도전은 새로운 레이블과의 협업을 통해 현실화하였다. BMG에서 현대 음악의 성과를 축적하기 위해 만들어진 Modern 레이블은 팻이 지닌 재즈 기타리스트의 면모 이면의 현대 작곡가의 특성에 주목했고 클래식적 취향이 반영된 기획을 실현한다. 총 3개 곡으로 이루어진 이번 앨범의 첫 번째는 4악장 구조의 "Four Paths of Light"로 그래미 어워드 클래식 기타리스트 Jason Vieaux이 연주한다. 클래식적 기초를 바탕으로 하지만 모더니스트의 특성을 잃지 않는 제이슨의 연주로 완성된 곡은, 기존 팻의 흔적을 쉽게 떠올리기 힘든..